"아이돌 아냐"..'우상' 한석규X설경구X천우희, 파격적 진실 추적극(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3.07 17: 20

'우상'은 영화의 러닝타임 144분 내내 한 장면도 놓칠 수 없는 극강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하나씩 던져지는 퍼즐이 늘어나고 결말에 가서 그 모든 것들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인생 최대 위기를 맞게 된 정치인과 목숨 같은 아들이 죽자 홀로 사건을 추적하는 아버지, 사건 당일 벌어진 일을 숨긴 채 사라진 여자 등 세 사람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평단에 높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기에 개봉 전부터 예비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바.
7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이달 20일 개봉하는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리공동체영화사, 공동제작 폴룩스바른손)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된 가운데 주연을 맡은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참석했다.

한석규는 탄탄대로를 걸어왔지만 아들의 사건으로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이한 도의원 후보 구명회를 연기했다.
그는 “저는 영화를 하면서 고민하는 게 ‘과연 어떤 이야기를 제 연기를 통해 보여줄까?’이다. 늘 새로운 한국영화를 추구한다”며 “학창시절 연극이든, 영화든 그 때 꿈꿨던 출발점이 새로움이었기 때문에 이 영화를 하게 됐다. 한 때 맹렬히 추구했다가 어느 땐 또 지쳤던 적도 있었다. 다시 새로운 걸 해보자는 시기에 ‘우상’을 만났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참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학벌, 지연에서 밀리는 인물이 어떠한 이유로 정치인이 됐는데 사건에 휘말리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가 어떤 결정을 하는지,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중요한 지점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다른 결정은 안 한다.(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다.) 욕심과 탐욕을 위해 달려나가기에 결국 자신의 목표를 이룬 것처럼 보인다”라고 소개했다.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선망의 대상이 된 구명회는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안긴 한석규를 만나 빛을 발했다. 한석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는, 비겁하게 폭주하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구명회라는 인물이 그랬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기 위한 비겁한 인물이다. 다음엔 좋은 의도로 용감하게 살아남는 인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지체 장애 아들 부남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아버지 유중식 역을 맡았다. “얘기가 잘 짜여 있어서 선택했다. 하지만 처음엔 유중식이 이해가 안 갔다.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그가 점점 더 궁금했고 그 궁금증을 해결해보고 싶은 마음에 했다.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선택을 한 거다. 저는 이 캐릭터가 메인인데 계속 (다른 캐릭터들에)리액션을 한다는 게 재미있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중식이 어려운 인물이라서 촬영하면서도 쉽지 않았다. 유중식의 감정이 최정점에서 시작한다. 아들의 죽음이라는 뜨거운 감정에서 시작하는 사람이지 않나. 제 촬영이 있는 매회 차 신경을 쓴 게, 유중식의 감정이 늘 치고 나간다는 거다. 그래서 현장에 미리 준비를 하고 가야만 했다. 가서 (감정을)달굴 시간이 없어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한편으로 제 부족함을 느낀 작품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설경구가 연기적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지만, 아들을 잃은 비통함과 부성애가 뒤섞인 중식을 오롯이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천우희는 부남의 아내이자, 중식의 며느리 최련화 역을 맡아 캐릭터 변신을 감행했다. “이수진 감독님 작품이라서 무조건 하고 싶었다. 일단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집요함과 련화의 강렬함이 좋았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두려움도 있었지만 ‘한공주’와 달리 감독님이 제게 어떤 변화를 줄지 궁금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 덕분에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이수진 감독은 독립단편영화 '아빠'(2004), '아들의 것'(2006), '적의 사과'(2007) 등을 연출했고 2014년 개봉한 '한공주'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5년 만의 신작 '우상'에서 배우 천우희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이어 천우희는 “련화는 생존이 우상인 인물이다. 기본적인 것들, 평범한 것들을 갖고 싶어 했던 거 같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는 인물이다. 가장 낮은 곳에 있지만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강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고 자신만의 해석 지점을 전했다.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던 그녀는 이번에도 장면 장악력을 보여준다. 등장과 동시에 숨죽이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인물 최련화로서, 스크린을 뛰어노는 천우희의 놀라운 연기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봉은 3월 20일. /purplish@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