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김심야, 프랭크)는 힙합씬에서 가히 독보적이다. 그들의 음악과 행보는 한참 앞서나가있지만, 쉽사리 따라할 수 없다. 김심야의 말대로 이 시장에서 참고서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최근 음원사이트나 커뮤니티, SNS에서도 XXX를 찬양하는 글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달 발매한 ‘SECOND LANGUAGE’ 역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전 앨범보다는 화가 조금 풀어진 듯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세계는 유니크했다.
사실 이 같은 XXX를 먼저 알아본 것은 국내가 아닌 해외였다. 세계적 평론매체 피치포크, 빌보드, 하입비스트, 비츠원라디오 등에선 XXX를 앞다퉈 주목하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제서야 국내에선 뒤늦은 관심을 보였다.
그만큼 XXX는 더 악에 받쳐했고, 더 국내 음악시장을 갈망했다. 이에 XXX는 ‘SECOND LANGUAGE’로 국내 음원차트 1위를 하고 싶다는 귀여운(?)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XXX는 이번 앨범을 어떤 마음으로 작업했을까.
다음은 XXX와의 일문일답.
Q. 이번 앨범은 이전보다 더 대중성이 있다는 평이 있다.
김심야 : ‘SECOND LANGUAGE’에선 많이 힘을 뺐다. 이전 앨범 ‘LANGUAGE’를 만들 때 프랭크와 많은 감정을 소비했다. 그러다보니 이전보다 소프트하게 나온 것이 아닐까.
Q. 그럼에도 ‘Bougie’ 등에선 가사가 세다.
김심야 : 일부러 그럴려고 의도를 갖고 만든 것은 아니다. 그때의 느끼던 것을 썼다. 언제나 저격 같은 느낌은 있는 것 같다.
Q. 앞으로도 계속 저격하는 뉘앙스의 가사를 쓰는 것인가?
김심야 : 음악으로 재정적인 부분이 해결되지 않거나 사람들한테 음악이 도달하지 않아서 시장과 이 상황을 욕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결국 우리는 이런 것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말을 계속 하는 것은 추해보인다는 생각도 있다.(웃음) 이제 누구를 공격하는 것은 되도록 안쓰고 착해진 음악을 들려드려야하지 않을까.
Q. 프랭크는 비트를 만들고, 김심야는 가사를 쓰는데 작업물의 콘셉트, 내용은 어떻게 협의가 되나?
김심야 : 처음에는 단순하게 곡을 만들어 그 위에 녹음을 하고, 녹음한 것을 토대로 편곡 후 재녹음한다. 서로의 비트, 가사에는 거의 터치하지 않는다.
프랭크 : 아무대로 작업을 하기 위해 거의 매일 본다. 밥먹을 때도, 쉴 때도 같이 있다보니 생각의 템포가 비슷하다. 잘 통할 수밖에 없다. 거의 김심야의 가사에 동의하는 편이다.
Q.XXX를 찬양하는 팬들의 댓글은 언제나 재미있다. 챙겨보는 편인가?
프랭크 : 곡이 나온 날에는 하루종일 본다. 평소에는 잘 안보려한다. 좋은게 20개 정도면 나쁜게 1개 정도이긴 하다. 그렇지만 나쁜 것만 기억하는 편이다.(웃음)
김심야 : 안좋은 댓글을 보면 기분이 나쁘긴 하다. 그렇다고 내 음악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Q. 타이틀곡 ‘Language’ 등을 보면 여전히 성공, 돈에 목말라있는 듯한 느낌이다.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이미 성공한 것이 아닌가?
김심야 : 내가 원했던 방향의 성공과는 다른 성공이다. 아직 성공이라고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프리랭크 : 물론 쉽게 얻을 수 없는 반응이긴 하다. 그렇다고해서 피부로 와닿는 느낌은 없다.
Q. 어떤 성공을 생각한 것인가?
김심야 : 난 한국에서 유명해지길 원했다.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외국에서 역수입된 느낌이지 않나. 그게 싫었다. 내게 뭔가 편법처럼 느껴진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애매한 선상에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한국에서 직접 부딪혀가며, 한국사람들이 좋아해주길 원했다. 외국에서 좋은 백을 들고와 한국에서 휘두르고 싶진 않았다. 한국에서 더 유명해져서 밖에 못돌아다니고 싶다.(웃음) 지금은 너무 편하게 다닌다.
Q. 사람들이 이번 앨범을 어떻게 들어줬으면 좋겠나?
김심야 : 멜론을 통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멜론 1위를 해보고 싶다.
프랭크 : 편하게 들었으면 좋겠다.
Q. 앨범을 작업할 때 더 세게 만들어야한다는 부담감도 있나?
김심야 : 그런 것은 진짜 없는 것 같다. 이제 세게 말하는 것은 우리의 너무 익숙해진 방법이자 화법이 되버린 느낌이긴 한다. 오히려 좀 더 평범하게 만들어볼까 고민해본 적은 있다.
Q. 본인들의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심야 :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운동할 때, 화날 때 자주 듣는다더라. 우리의 음악이 화를 못풀 때 대신해주는 것 같다. 난 화날 때 오히려 더 차분한 음악을 듣는 것 같다.
Q. 어떤 아티스트로 남고 싶나?
김심야 : 수출은 됐는데 수입이 안된 아티스트로 남고 싶지 않다. 그리고 분명히 어린 세대들이 저희를 뛰어넘는 친구가 나올 것이다. 그런 친구들이 XXX의 음악을 듣고 ‘존경한다’ ‘나도 이런 음악을 해야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때로 일부 래퍼들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혹은 멋있어보이기 위해 존경심을 표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마음을 뛰어넘고, 어린 세대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됐으면 좋겠다.
Q. 그렇다면 그런 존재가 XXX에겐 누군가?
김심야 :일단 한국에 없다.(웃음)
프랭크 : 난 시모 형이다. 그 형의 음악을 듣고 자라면서, 내가 무엇을 하고싶은지 깨닫게 됐다. 난 같이 음악을 하는 동생들에게 내가 ‘시모 키드’라고 말하기도 한다.
Q. 앞으로 활동계획은?
김심야 : 각자의 솔로앨범이 나올 것 같다. 올해를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나의 앨범은 욕먹을 각오를 하고 있다. 너무 새로울 것이고,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프랭크 : 난 사랑앨범을 준비 중이다. 달달하지 않은?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지 않나. 하지만 음악을 만드는 것이 사실 두렵다. 빨리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점점 더 신중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15일까지 ‘SECOND LANGUAGE EXHIBITION’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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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비스츠앤네이티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