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석규가 “제가 이 영화를 하고 싶다고 감독님에게 계속 어필했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8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기술 시사에 이어 어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두 번째로 봤다”고 밝혔다.
‘우상’(감독 이수진,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리공동체영화사, 공동제작 폴룩스바른손)은 아들의 사고로 인생 최대 위기를 맞게 된 정치인과 목숨 같은 아들이 죽자 홀로 사건을 추적하는 아버지, 사건 당일 벌어진 일을 숨긴 채 사라진 여자 등 세 사람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한석규는 ‘우상’에서 차기 도지사 후보이자 모두의 믿음을 얻고 싶었던 남자 구명회 역을 맡았다. 구명회는 아들의 뺑소니 사고 후 자신의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되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그는 “‘한 남자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짓이든 해서 살아남았고 그 날 밤 죽었다’라는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가령 부자인 남성이 있는데 그가 자신이 가진 것들을 총동원해서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었고, 마르지 않는 샘처럼, 부자가 되고 싶었는데 결국 안 좋은 결말을 맺었다는 얘기다”라고 비유했다.
명예와 권력이라는 자신의 우상을 좇음과 동시에 모두의 우상이 되고 싶었던 구명회의 양면적인 얼굴을 담아내는 데 한석규는 최적의 캐스팅이었다. 이날 한석규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사람을 했으니, 다음 작품에서는 용감하게 살아남는 사람을 이야기 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캐릭터보다 이야기의 테마를 중요하게 여기는 스타일이다. 영화의 주제가 별로면, 캐릭터는 중요하지 않다. 예전부터 그래왔다. 한 영화 안에서 변신을 하는 건 별 매력이 없다. 지금까지 (연기를)오래했고 앞으로도 오래할 텐데 영화 안에서 변신을 하면 얼마나 하겠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가 연기한 구명회는 인자한 웃음 너머로 가늠할 수 없는 속내를 감추고 있고, 시민들 앞에서 몸에 밴 듯 친절하다가도 일순간 돌변한다. 그 찰나의 순간들을 입체적으로 연기하며 한석규는 구명회라는 복합적인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CGV아트하우스, 영화 스틸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