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52)가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설경구는 8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가 지천명 아이돌이라고요? 아이돌은 아니다. 팬들과 친구다(웃음). 저는 우상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숭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다”라고 부끄럽게 웃었다.
설경구는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2017)에서 보여준 섹시미를 통해 일명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 영화 이후 연령대가 어린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아이돌급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설경구가 영화 ‘1987’(감독 장준환, 2017) 이후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우상’(감독 이수진,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리공동체영화사, 공동제작 폴룩스바른손)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남자,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찾아 나서는 남자, 사고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저마다 맹목적으로 지켜내려 했던 우상을 좇아 폭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설경구는 ‘우상’에서 지체 장애아 아들을 둔 유중식 역을 맡았다.죽은 아들이 연루된 사고의 비밀을 파헤치는 집요한 부성애와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부모의 비통한 심정,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세상을 향한 분노가 뒤섞인 다양한 모습의 유중식을 만들었다.
유중식 캐릭터에 대해 설경구는 “중식은 리액션을 하는 인물이다. 처음엔 아들을 잃고 경찰을 만나며 떠돌다가 나중엔 (정치인)구명회의 지지자로서 따라다닌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따라다니고, 나만 눈 감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산다”고 설명했다.
중식은 지체 장애를 가진 아들 부남을 키우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부남의 아내 최련화(천우희 분)는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실종됐다.
설경구는 "중식이 련화에게 집착한 건 아니고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거다. 그 아이가 내 손주가 아닌 걸 알면서도 집착한다. 그게 중식이 갖고 있는 핏줄에 대한 생각이다. 중식의 우상이 핏줄인 거다”라며 “사실 련화도 부남과의 사이에서 가진 아이라고 생각하지만 중식만이 그 아이가 다른 남자의 아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핏줄을 이어야 겠다는 생각만 하는 인물이다. 이수진 감독님과 얘기한 게 중식의 우상은 ‘핏줄’이었다“라고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CGV아트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