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설경구가 작품을 위해 촬영 기간인 6개월 동안 탈색과 염색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설경구는 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우상’을 4개월간 찍기로 했었는데 6개월로 기간이 늘어났다"며 “노란색 탈색 머리가 좋았지만 6개월은 힘들었다. 물론 그동안 한 번도 안 해본 머리 스타일이라 좋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중식의 머리가 완전히 노란색이어야만 했다. 근데 머리카락이 자라니까, 검정색 머리가 계속 올라와서 뿌리 부분은 계속 노란색으로 염색을 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설경구는 유중식을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한석규 형이 촬영할 때 저는 없었다. 사실 둘이 붙는 게 많이 없어서 (상대방과 저의)리듬 체크가 힘들었다. 저만의 템포가 있는데, 그걸 놓칠까봐 어려웠다. 특히나 중식은 시작부터 감정상태가 치고 나가니까 예열 없이 촬영 시작부터 끌어올리는 게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남자,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찾아 나서는 남자, 사고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저마다 맹목적으로 지켜내려 했던 우상을 좇아 폭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설경구는 ‘우상’에서 지체 장애아 아들을 둔 유중식 역을 맡았다. 죽은 아들이 연루된 사고의 비밀을 파헤치는 집요한 부성애와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부모의 비통한 심정,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세상을 향한 분노가 뒤섞인 다양한 모습의 유중식은 오직 설경구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이었다.
설경구는 이어 “이수진 감독이 (한 장면도 여러 가지로)오래 촬영한다. 촬영하면서 계속 다른 방식으로 요구해서 지쳤다. 감독님의 성향이 ‘이 배우에게 뭔가 또 나오지 않을까?’하는 스타일이다. 집요한데, 근래에 보기 드문 감독인 거 같아서 좋았다"며 “요즘 촬영 방식은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오래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수진 감독은 집요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영화의 첫 촬영을 하면서 저는 이수짐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기자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이 감독을 믿고 맡기자는 생각은 촬영 끝까지 유지됐다.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달라지겠다는 노력, 맡기려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CGV 아트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