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피해 입으신 분들이 있을까 봐...". 배우 안재모가 부친의 채무 불이행 논란으로 인한 속앓이를 고백했다. 비닐하우스를 전전한 고된 어린 시절이 'TV는 사랑을 싣고' 시청자도 울렸다.
안재모는 8일 저녁 방송된 KBS 1TV 예능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이하 'TV사랑')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이날 'TV사랑'에서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친형제처럼 따라준 의남매들을 찾았다.
방송에서 안재모는 9살에 갑자기 고향 부산에서 형제들과 뿔뿔이 흩어져 부모와 서울로 갑자기 상경한 일을 밝혔다. 아버지의 사업 연이은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고, 서울에서도 주위의 도움으로 간신히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며 생활고에 허덕였다고.
특히 그는 서울에서 자신의 가족을 품어준 교회에 애틋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학교 끝나면 집보다 교회로 갔다. 교회 가면 먹을 게 있었다. 다들 저만 보면 항상 '밥 먹었냐'고 물어보셨다"며 서울에 힘겹게 정착하기까지 주위의 도움이 컸음을 밝혔다.
동시에 안재모는 깊은 부채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가까스로 정착한 서울에서 IMF로 또 다시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자 야반도주하듯 사라진 일을 고백했다. 이어 "어머니, 아버지가 갑자기 가셔야 하니까 저는 외삼촌 집에 갔다. 교회에 가도 되냐고 했더니 어머니가 안 가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채권자들이 괜히 교회 사람들에게 폐 끼치면 안 된다고 하셨다"며 울컥했다.
이에 안재모는 'TV사랑'을 통해 교회 사람들을 만자자 마자 눈물을 글썽 거렸다. 무엇보다 그는 "얼마 전에도 예전 아버지 빚 때문에 '빚투' 기사가 났다. 많이 속상하더라"라며 눈물을 훔쳤다. 또 "혹시나 'TV사랑'에서 어린 시절 친구들을 찾는데 교회 분들 중에서 그런 분들 있으실까 봐 걱정했다. 아니라니 정말 다행이다"라며 연방 고개를 숙였다.
실제 안재모는 지난해 12월 13일, 소위 '빚투'라 불리는 부친의 과거 채무 불이행 논란에 휩싸였다. 안재모의 아버지가 20년 전 지인에게 빌린 3800만 원을 갚지 않았고, 이로 인해 민사소송까지 제기돼 패소했으나 돈을 갚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논란 당시 안재모의 소속사는 곧바로 사실 관계를 파악했고 다음 날 장문의 공식입장을 통해 안재모와 피해자 사이의 원만한 해결을 약속했다. 안재모의 소속사는 "안재모 아버지의 부도 당시 채권자들의 어음, 수표 등 회사의 채무를 변제하여 민,형사적 해결을 하였으나, 변제하는 과정에서 이번 대여금 반환에 대한 채무 변제가 유체동산에 가압류되어 집달관 집행이 이뤄져서 원만히 해결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1995년 당시 안재모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터. 그는 열악한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이듬해 배우로 데뷔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되며 연락이 끊겼고 2000년 즈음에야 남은 채무액을 알고 모아온 출연료로 채무 변제에 힘썼다.
안재모는 'TV사랑'에 이 같은 사실을 한번 더 언급하며 속앓이를 털어놨다. 부친의 과거 채무 불이행으로 출연까지 도로 고심했던 그가 방송을 통해 다시 한번 사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입증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KBS 1TV 방송화면 캡처, 안가라이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