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순정남은 없었다. 배우 지현우가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 전무후무한 순애보를 보여주고 있다.
9일 밤 방송된 MBC 토요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는 서정원(지현우 분)이 윤마리(박한별 분)의 곁을 맴돌며 보살피고 신경 썼다.
주해라(왕빛나 분)는 서정원이 윤마리를 의식하는 게 얼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죽은 아내 우하경(박한별 분)과 똑같이 성형해버린 얼굴 때문에 서정원이 흔들린다고 본 것이다.
그는 "네가 수술해 놓은 그 얼굴에 네가 흔들리는 건 아니냐. 하경이 제발 이제 좀 내려놔라. 하경이가 어떤 여자였는지 알기나 하냐. 나 정말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이젠 너도 알아야 한다. 하경이 잊으라고 해주는 말"이라며 서정원에게 우하경이 과거 외도를 저지른 것을 고자질하려고 했다.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주해라를 뒤로 하고, 서정원은 미동조차 없었다. 우하경의 과거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 주해라는 굳건한 서정원의 모습을 눈치채고 경악했다.
주해라는 "혹시 알고 있었나. 언제 알았는데. 설마 사고 나기 전부터 알았나.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다 알면서 5년 동안 하경이, 하경이, 하경이"라며 절규했다. 그는 "다 알고 있었다고? 그런데도 하경이만 위해서 세상과 담쌓고 그렇게 산 거냐. 징글징글하다. 그놈의 사랑"이라며 울부짖었다.
예상대로 서정원은 우하경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프러포즈를 회상하며 자신을 뒤로하고 우하경이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가는 것도 눈치챘다. 이와 관련 서정원은 "그녀가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잃을까 두려워 물러서서 지켜보기만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무력했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다음 날, 병원에서 만난 주해라는 한번 더 서정원에게 따졌다. 그는 "네가 인간이냐 돌부처지. 한주도 안 빠지고 하경이한테 가서 씻기고 보살피고 다른 사람한테 눈길 한번 안 주고. 아무리 생각해도 나 이해가 안 된다. 네가 그렇게 사랑해줄 자격이 있는 여자냐. 사랑받을 자격은 사랑하는 사람이 정하는 거라고 치자. 그래도 너 5년 동안 너무 바보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하나 더 묻자. 너한테 윤마리 씨가 뭐냐"며 우하경에게 지고지순했던 서정원이 윤마리에게도 지극정성인 점을 주목했다. 이에 서정원은 "지켜주고 싶은 사람. 도와주고 싶다.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라고 답했다. 이어 "더 이상은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마음이 쓰인다. 그렇게 살고 싶어 하는데 이번엔 지켜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서정원은 줄곧 다정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보여줬다. 여기에 우하경의 외도를 알고도 덮어주고 한결같았던 순애보가 드러나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의 애정이 우하경의 죽음과 맞물려 더욱 강해진 상황. 서정원이 다시 없을 순정남으로 윤마리를 어떻게 일으켜 세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