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 사태를 시작으로 가수 정준영의 불법 영상 촬영과 유포 논란까지, 연예계가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구설에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등 애먼 동료들에게 불똥이 튀는 것은 물론,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도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승리는 결국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정준영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빅뱅 멤버 승리가 연예계 은퇴를 선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승리는 지난 1월말 그가 사내 이사로 있던 강남 클럽 버닝썬이 마약류 투약과 유통, 성범죄, 경찰 유착 등 여러 의혹에 휩싸이면서 함께 구설에 휘말리게 됐다. 이후 승리는 피내사자 신분으로 자진해서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마쳤던 상황.
승리는 경찰조사로 의혹을 밝히겠다는 입장이었고, 이후 지난 8일에는 의무경찰에 지원했지만 오는 25일 현역으로 입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승리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가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승리에 대한 여러 의혹이 연이어 불거졌고, 11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승리가)입대를 하더라도 경찰이 수사를 놔버릴 수는 없다. 국방부와 협의해 수사를 차질없이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결국 승리는 이날 오후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며,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모든 의혹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초강수를 뒀다. 승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이 시점에서 연예계를 은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나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수사 중인 사안에 있어서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쌓인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승리는 “지난 한 달 반 동안 국민들로부터 질타받고 미움받고 지금 국내 모든 수사기관들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인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주는 일은 도저히 제 스스로가 용납이 안 됩니다”라며 “지난 10여년간 많은 사랑을 베풀어준 국내외 많은 팬들에게 모든 진심을 다해 감사드리며, YG와 빅뱅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그동안 모든 분들께 감사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승리가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번엔 정준영이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 있던 가수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더해졌다. 특히 정준영이 여성들과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해 모바일 단체 채팅방을 통해 지인들과 공유한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줬다.
‘SBS 8 뉴스’는 이날 오후 “가수 정준영이 지난 2015년 말부터 여성들과 성관계한 영상을 몰래 촬영,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지인, 친구들에게 영상을 유포했다”라고 보도했다. ‘SBS 8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화방은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 동안 이뤄졌고, ‘SBS 8뉴스’ 측에서 확인한 피해 여성만 10명에 이렀다.
‘SBS 8 뉴스’는 “함께 이야기했던 연예인들이 확인됐다. 그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한 유명 연예인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대화 내용이 조작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고, 더 이상 피해를 막기 위해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라고 실명을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뉴스를 통해 공개된 단체 대화방을 보면 정준영은 지인에게 한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한다. 이에 정준영의 지인은 영상이 없냐고 묻고, 정준영은 몰래 촬영한 3초 가량의 성관계 영상을 전송했다. 또 정준영은 비슷한 시기에 룸살롱 여성 종업원과의 신체 접촉 영상도 몰래 촬영해 이들과 공유했다.
정준영은 불법으로 촬영했다고도 이야기하기도 했다. ‘SBS 8 뉴스’는 “정준영이 지인들에게 (성관계를) 중계하듯 대화해왔다. 영상을 거리낌없이 돌려봤다”라고 설명했다. 또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이나 문제 의식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여성을 물건 취급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라고 지적했다.
한 피해 여성은 정준영의 불법 영상 촬영을 알게 됐지만 영상 유포를 두려워하며 신고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준영의 불법 영상 촬영, 유포 피해자는 이날 ‘SBS 8 뉴스’를 통해 “수사가 이뤄진다면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 정준영의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 소속사 측은 ‘SBS 8 뉴스’를 통해서만 “정준영이 촬영 때문에 해외 체류 중으로, 귀국하는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는 취재진의 연락을 피하며 어떤 연락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준영 사태로 그가 출연 중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과 케이블채널 tvN ‘짠내투어’ 측도 곤란한 상황이 됐다. 특히 정준영은 tvN 새 예능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 편’을 촬영 중인 상황. 방송사 측들은 “보도를 접하고 확인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SBS 8 뉴스’를 통해 정준영의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되면서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에게도 애먼 불똥이 튀었다. 보도된 내용 중 ‘가수 용ㅇㅇ’이 언급됐고, 이에 네티즌은 용모씨를 용준형으로 추측한 것. 정준영과 친구라는 사실 때문이기도 했다.
결국 용준형의 소속사인 어라운드어스 측도 더 이상의 루머 확산을 막기 위해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어라운드어스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2019년 3월 11일자 SBS 저녁 8시 뉴스에 보도되었던 가수 정준영 카톡방 공개 뉴스와 관련하여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당사는 뉴스에 공개된 불법촬영 영상 단체카톡방 대화내용 중 나온 가수 용 OO 이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 라고 사람들이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라며, “용준형은 정준영의 불법촬영 등 영상이 공유됐던 그 어떤 채팅방에 있었던 적이 없습니다. 용준형은 그 어떠한 불법동영상 촬영 및 유포와 관련이 없습니다. 또한, 용준형은 정준영의 불법촬영 동영상이 공유되었던 그 어떤 채팅방에 있었던 적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준영와 그 어떤 단톡방에도 있었던 적이 없다고 확인하였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SBS 8 뉴스’에 용모씨의 이름이 등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본 뉴스가 공개되고 바로 용준형과 직접 확인한 바, 뉴스에 공개된 카톡 내용은 원래 정준영과 용준형의 1:1 대화 내용으로, 이전에 정준영이 2016년 사적인 일로 곤혹을 치르고 있을 당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던 용준형의 질문에 “동영상 찍어서 보내준 거 걸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답변한 내용에 대해, 그리고 “그 여자애한테 걸렸다고?” 라며 거기에 반문한 것이었습니다. 뉴스에 공개된 가상 단체카톡방 화면과 관련하여서는 SBS 뉴스에 진위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더 이상의 루머 확산 등을 막기 위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라운드어스 측은 “정준영과 친구인 사실은 맞지만, 단지 친하다는 이유로 이런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용준형과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억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계속하여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 유포나 악성 게시물과 댓글로 소속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하고 피해를 주는 사례에 관해서는 엄격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리의 연예계 은퇴 선언부터 정준영의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과 유포까지, 초비상 상태에 놓이게된 연예계다. 논란 속에서 정준영 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