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이 빅뱅 승리의 단체 채팅방 멤버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하고 공유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그가 이미 3년 전 여자친구 몰카 논란으로 한 차례 도마에 올랐던 만큼, 대중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SBS 8 뉴스'는 지난 11일 정준영이 지난 2015년 말부터 10개월 간 여성들과 성관계한 영상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유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은 채팅방 멤버들에게 성관계 사실을 알린 뒤, 멤버들의 요청이 있을 시 해당 영상을 공유했다. 이미 추산되는 피해자만 10명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보도가 나가고 사건 파장이 증폭되는 동안, 정준영의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정준영이 현재 tvN '현지에서 먹힐까' 촬영 차 미국에서 체류 중이며,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인 만큼 섣부른 공식 입장으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준영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들도 때아닌 몸살을 앓게 됐다. 당장 촬영 중인 '현지에서 먹힐까'부터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 tvN '짠내투어'까지 초비상 상태다. 세 프로그램의 관계자 모두 이날 OSEN에 "뉴스를 보고 상황을 알게 되어 현재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준영의 단체 채팅방이 공개되면서, 그룹 하이라이트의 용준형도 구설에 올랐다. 'SBS 8 뉴스'가 공개한 채팅 내용 일부에 가수 용 모씨가 등장한 탓이다.
이에 용준형 소속사 어라운드어스 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3월 11일자 SBS 저녁 8시 뉴스에 보도되었던 가수 정준영 카톡방 공개 뉴스와 관련하여 알려드리고자 한다. 당사는 뉴스에 공개된 불법촬영 영상 단체카톡방 대화내용 중 나온 가수 용 OO이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 이라고 사람들이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용준형은 정준영의 불법촬영 등 영상이 공유됐던 그 어떤 채팅방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즉각 대응했다.
이어 "본 뉴스가 공개되고 바로 용준형과 직접 확인한 바, 뉴스에 공개된 카톡 내용은 원래 정준영과 용준형의 1:1 대화 내용으로, 이전에 정준영이 2016년 사적인 일로 곤혹을 치르고 있을 당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던 용준형의 질문에 ‘동영상 찍어서 보내준 거 걸려 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답변한 내용에 대해, 그리고 ‘그 여자 애한테 걸렸다고?’라며 거기에 반문한 것이었다. 뉴스에 공개된 가상 단체 카톡방 화면과 관련해서는 SBS 뉴스에 진위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정준영의 몰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준영은 지난 2016년 여자친구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피소된 전적이 있다. 며칠 뒤 전 여자친구는 정준영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고소를 취하했지만, 그는 기소 의견으로 송치돼 검찰 수사를 거쳤다. 결과는 무혐의였다.
당시 정준영은 "장난 삼아 여자친구의 동의를 받고 촬영한 뒤 즉각 삭제했는데 이후 이별을 하는 과정에서 전 여자 친구가 우발적으로 신고를 했던 것"이라며 해명했고,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 tvN '집밥백선생2' 등에서 하차했다.
전 여자친구의 자발적 고소 취하, 정준영의 그럴 듯한 해명, 적절한 자숙 기간 덕분이었을까. 이후 정준영은 도리어 대중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으면서 약 3개월 만에 연예계 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정준영은 양상이 비슷하지만 훨씬 큰 스케일의 문제에 휘말리게 됐다. 3년 전 사건이 발생했을 무렵 저질렀던 잘못들이 그의 발목을 다시 잡은 셈이다. 당시 그의 무사복귀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였을 수도 있겠다.
정준영은 단체 채팅방에서 한 언행들이 세간에 알려진다면,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올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3년 전과 똑같은 논란으로 재차 입방아에 올랐다. 이는 해당 보도가 조작이 아닌 이상 그가 신중치 못한 것은 물론, 불법 행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다는 것을 증명한다. 소속사 측이 사과와 함께 정준영이 즉시 귀국해 경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대중들이 그에게 분노하는 이유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OSEN DB, 'SBS 8 뉴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