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4번 대신 2번타자로 나선 박병호(키움)가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강한 2번타자’를 보여줬다.
박병호는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 2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박병호와 면담을 하면서 2번 타순으로 변화를 계획했다"며 "박병호를 2번이나 3번에 두고 테스트할 생각이다. 캠프에서 청백전과 연습경기 2번 뿐이었다. 시범경기에서 2~3번으로 기용하면서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박병호가 2~3번으로 나선다면 출루율이 높아지고, 타석 수가 늘면서 홈런도 많아지는 장점을 말했다.
박병호는 1회 1사 후 첫 타석에서 LG 선발 윌슨의 2구째 144km 직구를 끌어당겨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한가운데 몰린 공을 놓치지 않고 통타했다. 비거리 135m의 장쾌한 홈런. 1회 박병호 홈런 외에는 모두 범타로 아웃됐다. 박병호가 4번으로 나섰더라면 1회 타석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을 터.
3회까지 키움은 박병호의 솔로 홈런 외에는 모두 범타 아웃이었다. 박병호는 4회 선두타자로 2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윌슨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서 실투를 받아쳐 좌전 안타로 만들었다. 이어 샌즈의 평범한 뜬공 타구를 좌익수 김현수가 낙구 지점을 놓치며 행운의 안타가 됐다. 이후 1사 1,2루에서 김하성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박병호는 5회 2사 1루에서 구원 투수 유원석 상대로 볼넷을 골라 나갔다. 3차례 타석에서 홈런, 안타, 볼넷으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2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강한 2번타자의 효과를 제대로 보여줬다.
2번타자 신고식을 제대로 치른 박병호는 6회 김수환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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