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공범이라고 생각해요". 나영석 PD가 배우 정유미와 악성루머에 연루됐던 심경을 밝혔다. 억울함을 넘어 '가짜 뉴스'에 흔들리는 사회에 대한 회의감이 드러났다.
12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케이블TV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나영석 PD, 장은정 PD, 김대주 작가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작발표회 말미, 나영석 PD는 '스페인 하숙'을 넘어 개인적인 질문도 대거받았다. '스타 PD'의 위용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었다. 그중에는 최근 그와 정유미의 악성 루머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나영석 PD와 정유미는 지난해 10월 메신저와 SNS를 중심으로 악성루머에 시달렸다. 양 측은 곧바로 "사실무근"이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고 최초 작성 및 유포자를 고소했다. 이후 4개월여 만인 지난 2월, 두 사람에 관한 '가짜 뉴스' 및 악성루머 작성자와 유포자 10명이 체포됐다. 그중 9명이 기소됐고 1명이 불기소 처분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와 관련 나영석 PD는 "개인적인 질문이라 짧게 답하겠다"며 겸연쩍어하면서도 "범인들을 선처하면 '뭐가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고소 취하 없이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한 "마음고생이 없진 않았다. 억울했다"며 "개인적인 일이라 저도 제 심정을 뭐라고 객관화시키기 힘들었다"고 신중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특히 그는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완전히 결론이 났다기보다는 얼마 전에 최초 유포자 몇 분들이 검찰로 송치가 됐다고 들었다. 저도 변호사 통해 이야기를 듣고 기사로도 접했다"며 "그런 일로 악플을 받는 건 저 개인이지만 가족들한테 심려를 끼쳐서 미안했다. 여전히 궁금한 건 그런 부분이다. 그분들도 다 '어디서 소문을 듣고 그렇게 썼다'고 하더라"라며 악성루머의 근원지를 알 수 없음에 안타까워했다.
무엇보다 나영석 PD는 "'내가 그런 적이 없다'고 증명하기 위해 누군가를 고소해야 하는 게 기쁜 일만은 아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막상 검찰에 송치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아싸 다 잡았어'라는 느낌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그런 일들이 너무 많다"며 "그분들이 걸렸다고 가장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가 퍼지게 만든 우리 모두가 공범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제 일이 아닌 다른 경우에서는 그런 틀 안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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