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하자”, “구속감”
정준영이 지인들과 나눈 대화는 끔찍했다. 저급한 표현에 죄의식 없이 성관계 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는 그들만의 문화. 정준영의 황금폰 속 지인들과의 대화 내용이 공개돼 온오프라인을 다시 한번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12일 방송된 SBS ‘8 뉴스’에 따르면 정준영은 2015년 12월 25일 단톡방을 통해 지인 김씨에게 “무음으로 사진 찍어 봐”라며 성관계 중 사진을 보여 달라고 했다. 지인이 사진을 보내자 정준영은 “왜 안 벗어”라며 상대 여성을 평가했다. 이후 김씨는 “너 껀 지금 가고 있어”라며 여성을 상품화하는 발언을 내뱉었고 정준영은 “XX 민망하네”라며 저급한 표현을 썼다.
정준영과 지인들은 단톡방을 통해 사적인 성생활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범죄로 이어질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2016년 1월 1일 정준영이 “온라인 다 같이 만나서 스트립바 가서 차에서 강간하자”며 게임을 제안하자 또 다른 지인인 박씨는 “그건 현실에서도 하잖아”라고 받아쳤다. 가수 최씨는 “그러네”라고 맞장구쳤고 박씨는 “우리 이거 영화야. 생각을 한 5분씩만 해 봐. 살인만 안 했지 구속감 많아”라고 말했다. 여기서 최씨는 FT아일랜드 최종훈인 걸로 알려졌다.
3월 11일 박씨는 정준영과 소녀시대 유리의 오빠인 권혁준 등이 있는 방에 3초짜리 성관계 영상을 보내겠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권혁준은 “아 마싯겠다”며 저질 표현을 썼고 박씨는 수면제를 먹이고 관계를 맺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정준영은 “00(사람 이름)은 X 먹은거야”라는 메시지에 “입이 XX이네”라는 답을 보냈다. 22일엔 박씨가 “스타킹은 가운데부터 찢으래”라고 알리자 정준영이 영상을 찍어주겠다고 하기도.
4월에는 최종훈이 여성에 대해 “뭐야 기절이잖아”라고 표현했고 “살아있는 여자(영상)를 보내줘”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김씨는 “기절이면 어쩌라고. 기절이니까 플래시 켜고 찍은 거지”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대화에 정준영은 “강간했네ㅋㅋ”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준영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으로 입건했다. 정준영은 2015년 말부터 10개월간 여성 10명의 성관계 ‘몰카’를 찍고 유포하고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준영이 더 큰 비난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
2016년 9월 정준영은 전 여자 친구가 동의 하에 촬영된 영상이 성적 수치심을 안겼다며 고소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에 사귀었던 A씨와 상호 동의하에 영상을 촬영했고 바로 영상을 지웠다. 이후 다투게 됐고 A씨가 우발적으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경찰에 탄원서를 다시 제출해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당시 촬영이 강제적으로 이뤄진게 아니라고 밝히며 수차례 탄원서를 냈기에 조용히 마무리될 거라 생각했다. 나만 떳떳하면 될 줄 알았다. 장난삼아 했던 행동이 이렇게 알려지고, 물의를 일으키게 될 줄 몰랐다”며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러나 당시 부실했던 수사로 정준영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2년 반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과오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정준영은 tvN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 편 촬영을 서둘러 정리하고 12일 급히 귀국했다. 때문에 공항은 마비됐지만 정준영은 몰려든 취재진 앞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찰은 정준영에 대한 출국 금지를 신청했고 피의자 신분으로 곧 출석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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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