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이슈에 묻히지 않길”
고 장자연의 사망 10주기를 맞이한 올해,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배우 윤지오가 죽어서도 편하지 못한 고인을 위해 계속해서 용기를 냈다.
윤지오는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그는 “10년이 지나도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장자연 언니의 억울함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고 장자연은 2009년 3월 7일, 실명 폭로와 지장이 찍힌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드라마 PD, 방송 및 언론계 인사들과 대기업 금융업 종사자 등 31명에게 성상납을 강요 받고 폭력에 시달렸다며 실명이 담긴 리스트를 남겼다. 이른 바 장자연 리스트다.
윤지오는 지난해 6월 28일과 29일, 이틀간 JTBC '뉴스룸'을 통해 2008년 6월, 고 장자연과 함께 소속사 대주주의 생일파티에 갔던 일을 폭로했다. 장자연의 성추행 가해자로 당시 조선일보 기자였던 조 씨를 지목했고 “조 씨가 탁자 위에 있던 장자연을 끌어당겨 성추행했다”고 알렸다.
윤지오는 이후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밝히며 죽어서도 고통 받는 고인과 여전히 당당한 가해자들 사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썼다. 지난해, 9년 만에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한 만큼 자신이 도움이 되도록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사 진행 상황은 답보 상태이며 윤지오는 최근 논란이 되는 이슈에 묻힐까 거듭 고 장자연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책 ’13번째 증언’까지 출간했다. 그러면서 SNS를 통해 “제가 이제껏 언론에서 공개한 내용들은 빙산의 일각입니다”라며 “저는 여러분의 궁금어린 갈증을 해소하고자 해서 세상밖으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제가 알고있는 사실은 그 어떠한 사람들에게는 큰 무기라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목숨을 걸고 13번 증언에 임했었고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묵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노력과 달리 사건이 묻힐까 노심초사했다. 그래서 13일 SNS에 “유독 언니의 사건이 오를 때마다 이상적으로 유독 자극적인 보도가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것을 매번 보면서도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고 저 한사람으로 인하여 그동안의 사회가 일순간 바뀌어지긴 어렵겠지만 민들레 씨앗처럼 사회의 변화가 조금씩 생겨나길 소망합니다”라는 글로 아쉬워했다.
최근 승리에서 시작된 논란이 정준영의 몰카 범죄로 퍼지자 다시 한번 고 장자연 사건이 대중의 관심에서 벌어질까 걱정하는 마음이었다. 윤지오는 “제 시선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은 아직은 권력과 재력이 먼저인 슬픈 사회네요. 범죄의 범위를 무엇은 크고 무엇은 작다 규정지을 수 없고 모든 범죄는 반드시 규명 되어져야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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