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준비 후회無"..'미성년' 배우 김윤석의 첫 연출작 어떨까?(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3.13 12: 31

 ‘명품배우' 김윤석이 데뷔 후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드라마 장르의 영화 ‘미성년’이 내달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깊은 연기 내공을 가진 그가 5년이라는 시간을 쏟아 부었기에 이 작품의 완성도에 높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내달 개봉을 앞둔 신작영화 ‘미성년’(감독 김윤석,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 공동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88년 데뷔한 배우 김윤석이 감독으로 나선 첫 번째 영화이다. 그가 과거에 관람한 옴니버스 형식의 창작연극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윤석은 배우 염정아와 부부 연기를 한 것에 대해 “저는 염정아 배우와 영화 ‘전우치’ ‘범죄의 재구성’ 등을 같이 했었지만 그땐 만나는 장면이 없었다. 다만 염정아의 (필모그래피 중) 영화 ‘오래된 정원’을 봤을 때 이 배우의 매력과 진가를 확인했다”며 “함께 하고 싶어서 제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냈고, 다음 날 바로 연락을 받았다. 이 배우만의 가치를 제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겸 감독 김윤석을 비롯해 염정아, 김소진, 신인 김혜준과 박세진이 참석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대원 역의 김윤석, 대원의 아내 영주 역의 염정아, 다른 가정의 엄마 미희 역의 김소진과 더불어 고등학생 주리 역을 맡은 김혜준, 그의 친구 윤아 역을 맡은 박세진이 참석했다. 김혜준과 박세진은 약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김 감독은 김소진에 대해 “단역으로 나왔을 때부터 눈여겨 봤다. 장만옥을 닮은 듯하지만 이 친구가 훨씬 더 매력있다”며 “연극을 영화로 옮긴 ‘C베토벤’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김소진이라는 배우가 가진 느낌을 미희 역할에 담아 맡겨 보고 싶었다”라고 캐스팅한 과정을 전했다.
이에 김소진은 “글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다. (김윤석)선배님이 이 작품을 오랜 시간 준비하셨다고 들었는데 같이 작업하는 게 어떨지 궁금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털어놨다. 
김윤석은 촬영 과정을 회상하며 “첫 촬영날의 제 얼굴과 마지막 날의 제 얼굴을 보니 점점 망가져간 거 같다(웃음)”며 “2014년 말 겨울에 창작 연극을 봤다. 젊은 작가와 연출가들이 모여서 5개의 작품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공개를 했었다. 이건 일반 관객들을 위한 공연이 아닌 (관계자들을 위한)발표회 형식이었다. 한 공간에서 세트장 없이 작품을 단순 공개하는 자리였다”라고 처음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제 영화 '미성년'은 동명의 연극은 아니고 그 다섯 작품 중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이다. 당시 그 연극을 쓴 작가를 만나서 '제가 영화를 위한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같이 2~3년간 시나리오를 쓰고 수정해가면서 만든 작품이다”라고 ‘미성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윤석은 “50세가 넘은 나이에 첫 작품을 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너무 늦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정도 준비가 된 상태에서 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귀하게 모신 배우들에게도 좋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전했다.
김윤석은 제목 ‘미성년’에 대해 “수십 가지 제목이 떠올랐는데 작가님과 제가 결론을 내린 게 ‘미성년’이라는 제목이었다. 이 단어가 작품의 전체를 아우른 말이 아닌가 싶다”며 “가끔 도스도예프스키의 소설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데 그건 전혀 아니다”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윤석과 제작진의 오디션을 통해 신인 김혜준과 박세진이 발탁됐다. 박세진은 첫 영화이고, 김혜준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봄이가도'(감독 장준엽)에 출연한 바 있다. 두 사람은 “1대 1로 들어가서 감독님과 미팅을 진행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윤석은 이에 “저도 예전에 많은 오디션에 임했다가 떨어졌었다. 후배들이 떨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대화 형식을 택했다. 응시자와 만나서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그 사람의 생각, 대화를 통해 나오는 이미지와 느낌을 알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기존의 오디션처럼 했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 사람에 대해 알기 어려웠을 거다. 그렇게 해서 보석 같은 두 배우를 캐스팅했다. 물론 당시 오디션에 좋은 배우들이 많았다. 이 자리를 빌려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만 이미지 캐스팅이기에 이 두 분이 캐스팅됐다”라고 밝혔다. 
대원의 아내이자 영주 역의 염정아는 “첫 촬영날 너무 떨었다. 제가 가짜로 연기한다면 선배님이자 감독님이 다 알아채실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다른 엄마 미희 역의 김소진은 “이 작품을 통해 김윤석 선배님을 처음 만났다. 그 전까지 친분은 없었지만 선배님의 작품을 즐겨봐왔다. (출연을 위한 첫 미팅 때)선후배의 관계가 아니라 김윤석이라는 사람, 저 김소진이라는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편안했다”고 미팅 및 촬영 과정을 떠올렸다. 그녀의 뇌리에 김윤석은 상대를 존중해주는 선배 배우이자 감독이다.
배우 겸 감독 김윤석은 “영화 ‘허삼관’을 연출하고 출연한 하정우가 굉장히 존경스러웠다(웃음). 저는 앞으로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못 할 거 같다.(또 연출을 한다면)한 가지만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하정우는 영화 '롤러코스터'(2013)와 '허삼관'(2015)의 메가폰을 잡았으며 동시에 출연도 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미성년'은 2014년에 시작해 올해 영화를 내놓기까지 5년이 걸렸는데, 아직도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 정말 많은 시간을 들이고 노력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면서 “영화를 보면 저희 5명 말고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개봉은 4월 중./ purplish@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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