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체포했어야”
정준영이 ‘몰카’를 찍고 유포한 혐의로 대중의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도 더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3일 오후 방송된 SBS ‘뉴스브리핑’에서 이수정 교수는 경찰이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서초구에 위치한 한 데이터 전문 복구 사설업체에 수사관들을 보내 정준영의 통신 기록 등을 확보 중이라는 소식에 “3년 전엔 안 하고 왜 이제야 압수수색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준영은 2016년 9월 전 여자 친구 A씨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혐의로 겸찰 수사를 받았다. 며칠 뒤 A씨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소를 취하했지만 경찰은 정준영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을 위반했다고 보고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정준영은 촬영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동의 받은 것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하며 촬영분도 삭제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검찰은 정준영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때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정준영은 불법영상 촬영 의혹으로 적발됐다. 불법촬영이 의심된다는 제보가 나왔지만 검찰은 “유포하려는 정황이 없었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한 걸로 알려졌다. 부살수사, 혹은 봐주기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이수정 교수는 “어제 귀국 현장에서 정준영이 긴급체포될 줄 알았는데 하루를 그에게 돌려줬다. 뻔하지 않나. 증거물을 없애거나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시도하거나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방어권을 왜 주는지 모르겠다. 2016년엔 피고소인이 휴대전화가 없다고 해서 제대로 수사가 안 된 채 무혐의를 받았다. 증거물이 없으니 혐의 입증을 못해서 끝났다. 폰 확보하는 게 기본 상식인데 왜 안 했을까”라고 경찰 수사 방식에 의구심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참에 경찰이 환골탈태해야 한다. 2016년에 사건이 왜 덮여졌는지 조사해야 한다. 버닝썬 포함 강남 클럽에서 약물로 인한 신고가 접수된 게 수백 건이다. 그런데 왜 한 건도 마약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고 덮였는지 전산 기록을 토대로 어느 과정에서 증발하게 됐는지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논란에 정준영은 13일 새벽 기습 사과문을 발표했다. “제 모든 죄를 인정합니다. 저는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여성을 촬영하고 이를 SNS 대화방에 유포했고, 그런 행위를 하면서도 큰 죄책감 없이 행동하였습니다. 공인으로서 지탄받아 마땅한 부도덕한 행위였고, 너무도 경솔한 행동이었습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밝힌 것.
이어 “무엇보다 이 사건이 드러나면서 흉측한 진실을 맞이하게 되신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분들과, 실망감과 경악을 금치 못한 사태에 분노를 느끼실 모든 분들께 무릎 꿇어 사죄드립니다. 제가 출연하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할 것이며, 이제는 자숙이 아닌 공인으로서의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범행에 해당하는 저의 비윤리적이고 위법한 행위들을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준영을 피의자 신분으로 14일 오전 불러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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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