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2번 타자의 성공사례에 대해서 계속 찾아보고 있다.”
최근 야구의 트렌드 중 하나를 꼽자면 ‘강한 2번 타자’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의 타순은 대부분 2번이다. 생산력이 높은 선수를 최대한 앞 타순에 배치에 많은 타석에 들어서게 하면서 팀의 득점 기회까지 만들 수 있다는 ‘강한 2번타자’ 이론이다.
최근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파격 실험을 했다. 4번 타자 이미지가 강한 박병호를 2번 타순에 배치하겠다고 한 것. 장정석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박병호와 많은 이야기를 헀다. 4번에서 3번으로 옮길 경우 시즌으로 보면 20타석 정도, 2번으로 옮기면 40타석 정도 더 들어서게 된다. 10경기 정도 더 들어가는 효과가 난다”고 말하며 박병호의 타순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시범경기 고척 LG전 박병호는 2번 타자로 선을 보였다.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2번타자 박병호’에 대한 의문을 씻고 ‘강한 2번 타자’론에 힘을 더욱 실었다.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 역시 ‘강한 2번 타자’ 이론을 충분히 알고 있다. 롯데 역시 강한 2번 타자의 적임자를 찾고 있다. 손아섭, 아수아헤, 민병헌 등 다양한 조합을 생각해보고 있다.
하지만 양 감독은 ‘강한 2번 타자’이론에 대한 실제 효과와 결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 “강한 2번타자 역할론이 등장한지 10~15년 정도 된 것 같다”고 운을 뗀 양상문 감독은 “그런데, 그동안 강한 2번타자를 내세운 팀의 성적과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성공사례를 계속해서 찾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최고의 생산력을 가진 타자를 2번에 배치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연구를 좀 더 해보겠다는 양상문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2번 자리에 강타자가 들어서면 상대가 느끼는 압박감이 다를 것이다”며 기본적인 강한 2번타자 역할론에 대해서는 동의를 했다.
대신, 팀의 사정에 따라 강한 2번 타자의 효과가 배가될 수도 있고, 반감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 개인의 생산력이 팀의 득점력 향상까지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다.
양 감독은 “팀 사정에 따라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면서 “강한 2번 타자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1번 타자의 출루율이 높고 2번 타자가 장타로 득점을 올리면서 기회를 이어가고 대량 득점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가능한 팀이 강한 2번 타자를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키움 역시 박병호를 2번 타자로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중심 타선을 꾸릴 수 있는 김하성, 제리 샌즈라는 대체 자원이 있었고, 리드오프 자원으로 서건창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박병호를 2번 타순으로 올려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타선에 있어서는 KBO리그 다른 구단들과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는 롯데다.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채태인 민병헌 아수아헤 등 면면은 쟁쟁하다. 이들로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타선 조합을 구축하는 게 현재 양상문 감독의 과제다. 그리고 그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트렌드가 된 ‘강한 2번 타자’효과에 대해 다시 곱씹어보고 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