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동영상' 후폭풍..흐려진 본질에 女연예인들만 흙탕물 세례 [Oh!쎈 이슈]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03.13 20: 52

'정준영 동영상'과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 몇 개가 전날부터 오늘까지 온종일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오르내렸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보다 보면 기묘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정준영 동영상'이란 단어가 그렇다. 분명 가해자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지만, 초점은 피해자를 향해 있다. 
여성 연예인들의 경우도 그러하다. 지금이야 그들이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만큼, 관심을 받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들의 이름이 실검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라시가 퍼질 때부터였다.

지난 11일 정준영 동영상과 관련된 루머가 급격히 확산됐다. 해당 지라시에는 무수한 여자 연예인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심지어 어떤 이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등 저급하기 짝이 없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준영 동영상 관련 지라시는 언급된 여성 연예인들을 둘러싼 오해와 우려의 시발점이 됐다. 당연히 해당 연예인들은 개인적으로든 회사 차원에서든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이중 JYP엔터테인먼트가 가장 먼저 나섰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2일 트와이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온라인에 퍼지고 있는 자사 아티스트 관련 루머에 있어 루머의 수위와 내용이 아티스트의 이미지 및 명예, 인격에 대해 심각한 훼손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초 작성자 및 유포자에 대해 법적으로 가용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3일 다수의 여자 연예인들이 정준영 동영상 루머를 극구 부인했다. 정유미의 소속사 스타캠프202는 이날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메신저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특정 루머에 소속 배우 정유미가 언급되고 있으나, 이는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터무니없는 루머에 소속 배우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매우 불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소속 배우의 명예와 인격을 훼손하는 행위가 지속될 경우 이와 관련하여 법적인 처벌로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연서 소속사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도 공식 SNS에 "현재 유포 중인 당사 소속 배우 관련 내용은 전혀 근거 없는 루머로, 허위 사실의 무분별한 확대로 배우의 심각한 명예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당사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의 작성, 게시, 유포자에 대한 증거 수집과 법적 대응 및 소속 배우의 권익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청아 소속사 킹스엔터테인먼트 역시 "2013년 정준영과 한 뮤직비디오 촬영을 함께 진행한 것 외에는 사적인 친분이 없는 관계"라며 "현재 각종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악성 루머는 배우와 관련 없는 일로 전혀 사실이 아님을 강조드린다"고 밝혔다. 이청아 측도 법적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오초희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말 아니라고요. 전 관계 없는 일"이라는 글을 게재해 지라시와 관련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몇 통의 연락을 받았는지 모르겠다"면서 "주변 분들, 걱정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YG엔터테인먼트도 자사 여성 아티스트를 둘러싼 의혹을 일축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최근 온라인상에 유포됐던 자사 여성 아티스트 관련 지라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닌 허위 악성 루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루머 최초 작성자는 물론 루머를 확산 및 유포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통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연예인들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지라시에 언급되는 것부터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해당 지라시가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루머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상당한 피해다.
그러나 피해 연예인들은 여전히 '핫'한 이슈이자 가십거리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관심일지 의문스럽다. 그마저도 동영상 존재 여부와 연예인들의 등장 여부에 쏠려 있는, 아주 내밀하고 음침한 관심인데 말이다.
덕분에 정작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용의자들은 실시간 검색어 밖으로 밀려났다. 결국 '정준영 동영상' 루머로 피해를 본 여자 연예인들만이 실검을 장악한, 우스운 꼴이 된 셈이다. 가해자는 지워지고 피해자만 도드라진 상황이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notglasse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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