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목마른 팬들이 구단 자체 중계에 몰렸다. 3경기에 4만5000명 이상 접속자가 폭주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방송사 중계처럼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겨울 동안 기다린 팬들의 야구 갈증을 씻을 수 있었다.
지난 12일 시작된 2019 KBO리그 시범경기는 그러나 예년과 달리 전파를 타지 못했다. 중계권을 갖고 있는 방송사들이 적자,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시범경기 중계를 포기한 것이다. 통신・포털 컨소시엄에 밀려 뉴미디어 중계권 입찰에서 떨어진 방송사들의 ‘보이콧’ 의혹 속에 야구팬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구단들이 자체 중계로 팬심 달래기에 나섰다. 12일 시범경기 첫 날 롯데가 유튜브 ‘자이언츠 TV’를 통해 김해 상동에서 치러진 롯데-NC전을 중계했다. 카메라가 1대에 구단 리포터 혼자 진행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팬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최대 동시 접속자는 9315명, 1만명에 육박했다.
13일은 롯데뿐만 아니라 KIA와 한화도 홈경기에 자체 중계를 실시했다. 광주 KIA-SK전은 ‘KIA TV’, 대전 한화-두산전은 ‘이글스 TV’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실황을 전했다. KIA는 카메라 2대에 광주 지역 아나운서, 한화는 카메라 1대에 구단 리포터가 중계를 맡았다.
KBO리그 인기 팀들답게 접속자가 폭주했다. KIA는 경기 시작 8분 만에 동시 접속자가 1만 명을 넘겼다. 최다 동시 접속자는 1만8967명. 한화도 경기를 진행할수록 접속자가 늘어났다. 최다 동시 접속자는 1만7500명으로 KIA 못지않았다. 이틀 연속 자체 중계한 롯데의 상동 경기도 최다 8807명이 접속했다.
3경기 총 4만5274명이 접속하며 구단 자체 중계에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그라운드 전경 위주로 단조로운 화면이었지만, 모처럼 야구를 볼 수 있게 된 팬들은 그마저도 만족스러워했다. 응원 구단 중심으로 ‘편파’ 중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향후 새로운 중계 시스템 구축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KIA와 한화는 남은 홈 시범경기도 자체 중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다른 구단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분위기. LG는 14~15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갖는 두산과 시범경기 2연전을 유튜브 ‘LG 트윈스 TV’를 통해 중계한다. 당초 계획에 없던 일을 급하게 진행하느라 해설은 구하지 못했지만 화면과 현장음 위주로 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고척 키움-LG전(3894명), 대전 한화-두산전(2270명), 광주 KIA-SK전(1615명), 대구 삼성-KT전(1300명), 상동 롯데-NC전(350명) 등 전국 5개 구장 시범경기에선 총 관중 9429명이 찾았다. 전날 시범경기 개막전(9933명)에 이어 이틀 연속 평일 낮,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구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waw@osen.co.kr
[사진] KIA, 한화, 롯데 구단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