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의 과거 불법 동영상 촬영 사건 당시 경찰의 부실 수사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증거를 덮었고, 정준영은 거짓 진술로 일관했다.
13일 저녁 방송된 SBS '8 뉴스'에서는 지난 2016년 8월 정준영의 불법 동영상 촬영 논란 당시 부실한 수사 정황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먼저 최근 '정준영 스캔들'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최초 신고한 변호사가 정준영의 과거 사건 관련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파일에는 과거 사건 담당 경찰관이 정준영의 스마트폰 분석을 맡은 사설 포렌식 업체 직원과 통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녹음에서 경찰관은 "사건을 조사하다 보니 꼬인 게 있다. 데이터를 맡겨놨다고 하던데, 시간이 걸리지 않냐"고 운을 뗐다. 이어 "데이터 복원 불가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의 황당한 요구에 정작 사설 포렌식 업체가 반대했다. 통화 속 업체 직원은 "저희도 절차가 있다"며 경찰의 증거 인멸 요구에 응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찰은 정준영의 스마트폰에 대해 '복원 불가' 판정을 내린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사설 포렌식 업체에 다시 정준영의 스마트폰 분석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심지어 사설 포렌식 업체에 스마트폰을 맡긴 것도 경찰이 아닌 정준영 본인이었다. 정준영이 처음엔 스마트폰을 분실했다고 말한 뒤 추후 발견했으나 고장났다며 직접 사설 포렌식 업체에 맡겼던 것이다.
당시 정준영의 스마트폰은 유력한 증거물이었던 터. SBS가 보도한 과거 정준영의 사설 포렌식 업체 서류에는 실제 스마트폰 상태가 '정상'으로 표기돼 충격을 자아냈다.
정준영은 12일 밤 늦게 밝힌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연예계 활동 중단 의사를 밝힌 상태다. 또한 1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의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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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