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증거인멸→음주운전 무마"...정준영·최종훈, 연이은 경찰유착 의혹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9.03.14 01: 39

여성들을 불법 촬영하고, 이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밝혀졌다. 정준영은 3번 같은 혐의를 받았음에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으면서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절친' 최종훈 역시 경찰의 도움으로 음주운전을 무마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연이어 경찰 유착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1월 정준영의 불법 촬영 정보를 입수하고, 같은 해 12월 초 정준영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준영이 과거 휴대전화 데이터 복원을 맡긴 사설업체 저장장치에 정준영과 관련된 몰카(몰래카메라) 영상이 들어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해당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반려됐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고, 혐의점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에서였다. 

결국 경찰은 올해 1월 초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했으나 또 다시 반려당했다. 검찰이 정준영이 찍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영상이 지난 2016년 전 여자친구 A씨가 고소했던 영상과 같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결국 경찰은 증거를 찾지 못했고, 지난달 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6년 경찰이 전 여자친구에게 고소당한 정준영을 이른바 '봐주기 수사'로 풀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정준영이 경찰과의 유착으로 3년 전 제기된 몰카(몰래카메라) 촬영 혐의를 피해갔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13일 방송된 SBS '8뉴스'에서는 경찰이 정준영의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를 맡긴 사설업체에 증거 인멸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됐다. 
해당 녹음에서는 정준영의 수사를 담당하던 성동경찰서 담당자가 정준영 휴대전화의 포렌식 복원을 담당한 사설업체에게 증거 인멸을 부탁하는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 경찰은 "우리가 사건을 하다보니까 약간 꼬이는 게 있어서 여기가 (정준영이) 데이터를 맡겨놨다고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리지 않느냐"며 "어차피 본인이 시인하니까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 차라리 업체에서 데이터 확인해 본 바, 기계가 오래되고 노후되고 그래서 '데이터 복원 불가'로 확인서 하나 써주면 안될까 해서"라고 업체에게 하지도 않은 데이터 복원에 대해 불가 판정을 내리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사설업체에 요구했다.
사설업체는 이러한 경찰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8뉴스'에 "저희도 어쨌든 하는 일이 그런 거라 절차상 행위는 좀 있어야 되고 왜 안되는지도 얘기해야 되니까 좀 그렇다"고 확인서 발급을 거절한 이유를 밝혔다. 결국 업체의 거절로 경찰은 허위 포렌식 결과를 받지 못했고,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따로 송치하겠다'며 해당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게다가 중요한 증거인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 역시 엉망으로 이뤄졌다.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를 맡긴 것은 경찰이 아닌 사건 당사자인 정준영이었다. 정준영은 전 여자친구 A씨에게 고소당한 지 12일 만에 사설업체를 찾아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다. 그러나 문제가 된 휴대전화가 아닌, 전혀 다른 휴대전화였다. 당연히 몰카 영상이 확인될 리 없었다. 정준영은 이후 경찰에 출석해 휴대전화가 고장나 결국 복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고, 경찰 역시 이를 믿었다. 그러나 정준영의 변호인이 제출한 서류에는 휴대전화 상태가 고장이 아닌 정상에 체크돼 있었다. 명백한 봐주기 수사로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그러나 해당 경찰은 정준영과의 유착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8뉴스'와 만나 "내가 통화한 건 맞다"면서도 "그렇게까지 그 당시에 할 상황이 아닌데"라고 '봐주기 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내가 상당히 난처한 입장이 되는 것"이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단체 대화방에 함께 있는 최종훈 역시 경찰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최종훈은 경찰 윗선의 도움으로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8' 보도에 따르면 최종훈과 지인들은 "종훈이 좋은 경험했다. 수갑도 차보고, 경찰 앞에서 도망도 가보고", "유회장님(박한별 남편)이 얼마나 발벗고 나서셨는지", "대서특필 될 수 있었는데" 등 경찰 유착 의혹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최종훈 측은 "경찰유착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최종훈은 추후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유착 유무 등을 확실히 확인하고, 만일 유착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모든 법적 책임을 질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 '8뉴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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