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이 자신의 성대모사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10명 중에 1명 정도만 비슷하다"고 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웨스트19 카페에서는 영화 '악질경찰' 주연 이선균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악질경찰'(감독 이정범,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작 청년필름・다이스필름)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 분)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악질경찰'은 한국 상업영화에 처음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녹여냈다. 이정범 감독이 단원고에 직접 방문하면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주인공들이 세월호 참사와 연관돼 있다. 조필호는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유가족과 인연을 맺은 경찰로 등장하고, 미나의 절친 지원이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 당한 단원고 학생으로 설정돼 있다. 최종적으로 이들의 타깃은 재벌을 향한다.
"부담감에 거절할 생각은 없었나?"라는 말에 이선균은 "일단 정범이 형과 작업하는 게 너무 좋았다. 캐스팅 난항으로 돌고 돌아서 나한테 왔겠지만, 그것 자체도 좋았다. 영화적인 구성과 캐릭터가 매력적이더라. 세월호 소재가 들어가긴 하지만, 앞만 보는 어른들의 성찰과 각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극 중 거침없이 욕을 하고 폭력도 서슴지 않으며 비리는 일상인 악질경찰 조필호로 분해 열연했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이기적인 그가 예기치 못하게 경찰 압수창고 폭발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면서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을 만나고, 엄청난 사건들을 마주한다. 이선균과 함께 전소니는 조필호의 누명을 벗겨줄 동영상을 우연히 손에 쥐게 된 고등학생 미나를 연기했다. 박해준은 자신이 모시는 보스 정이향 회장을 위해 온갖 지저분한 일과 폭력을 일삼는 권태주를 맡았다.
그는 "보통 이정범 감독의 영화 '아저씨', '우는 남자' 등 주인공들은 과묵하고, 멋있고, 싸움을 잘하는데, 난 말 많고 욕하고 겁도 많다. 조필호는 그냥 쓰레기, 양아치, 잡법이다.(웃음) 조금 현실적인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정말 자기 앞에 있는 이익만 바라보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것보다 더 지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국내 짜증 연기 1인자'로 불리는 이선균은 "약간 멋 부리는 걸 싫어해서 현실감을 넣다 보면, 처음 시나리오보다 더 멋없고 지질해 진다. 그런 인물이 각성하고 변해갈 때, 그 차이점이 클 것 같았다. 내가 연기하면 꼭 그렇다"며 웃었다.
짜증 연기를 비롯해 이선균을 대표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유니크한 목소리다. 이로 인해 성대모사를 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선균 성대모사는 레벨 1단계에 속한다.
그는 "난 성대모사 잘 안 본다. 10명 중에 1명 정도만 비슷하더라. 이제는 내 성대모사를 하는 사람들을 성대모사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내가 쉬우니까 많이 하는 것 같다. 고맙다고 얘기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짜증날 때도"라며 웃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에 이선균은 "학교를 다닐 때부터 장단점이 있는 것 같더라. 남들보다 많이 특이하니까 뭔가 규정을 짓는데, 그럼 부담되고, 불편할 때도 있다. 호불호가 있다는 것도 너무 잘 안다. 그래서 '어떻게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답했다.
한편, '악질경찰'은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으로, 오는 20일 개봉한다./hsjssu@osen.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