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가져온 파문은 컸다.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거짓 해명했던 용준형은 "그 동영상은 아니지만 다른 동영상은 받았고, 본 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사실 여부를 떠나'라는 해명이 '사실이다'라는 진리는 용준형을 통해 또 한 번 입증됐다.
용준형은 14일 소속사 어라운드어스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몰래카메라 영상을 공유받았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또한 단체 대화방에는 없었지만, 일대일 대화방에서 정준영과 선을 넘는 부도덕한 대화를 나눴고 정준영이 영상을 촬영·공유·유포하는 것을 방관했다고도 고백했다. 용준형은 이러한 행동에 책임을 지고 하이라이트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용준형은 '8뉴스'에서 자신이 단체대화방에 속한 가수 용OO으로 지목당하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소속사 측은 "뉴스에 공개된 카톡 내용은 원래 정준영과 용준형의 1:1 대화 내용으로, 이전에 정준영이 2016년 사적인 일로 곤혹을 치르고 있을 당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던 용준형의 질문에 '동영상 찍어서 보내준 거 걸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답변한 내용에 대해, 그리고 '그 여자애한테 걸렸다고?'라며 거기에 반문한 것"이라며 "뉴스에 공개된 가상 단체카톡방 화면과 관련해 SBS 뉴스에 진위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측의 입장은 마치 '8뉴스' 측이 용준형의 대화를 짜깁기해 내용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여 논란이 커졌다.
용준형 역시 정준영의 몰카 파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용준형은 "제가 이번 사건에 동참했거나 혹은 연루돼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일에 연관돼 이름이 거론됐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저를 돌아보게 됐다"며 "앞뒤 상황을 배제하고 짜깁기돼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뉴스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용준형의 해명은 모두 거짓이었다. 용준형의 말처럼 이번 사건에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연루'된 것은 사실이었다. 용준형은 정준영이 은밀하게 불법적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공유받았고,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그 영상을 '관람'했다. 정준영의 범법 행위를 방조한 것도 모자라, 몰카 영상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유받고 영상에 대해 도를 넘는 대화를 나누는 등 정준영의 범죄에 '간접적으로' 가담했다.
용준형은 "회사의 사실여부 확인 전화를 받았을 때 논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제가 단톡방에 없었다는 내용만 전달했다. 그래서 회사 입장에서는 제 편을 들어 공식 입장에서 보도 내용이 맞지 않다고 얘기했지만, 제가 잘못 전달한 내용이었다"고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잘못된 해명을 내놓게 된 점을 사과했다.
이어 "그 때 동영상을 받은 적은 없지만, 다른 동영상을 받은 적 있다. 뿐만 아니라 거기에 대한 부적절한 대화도 했다. 이 모든 행동들이 너무나 부도덕한 행동들이었고, 제가 어리석었다. 이것이 범죄이고 범법 행위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안일하게만 생각했고, 그것을 단호하게 제지하지 못한 점 또한 제 잘못"이라고 뉘우치며 "단 한 번도 몰카를 찍는다거나 그것을 유포한다거나 하는 등의 범법행위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그런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너무나도 쉽고 안일하게 생각했고 행동했으며, 여태껏 그런 저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수많은 피해자들이 생길 수도 있는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해 묵인한 방관자였다"고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용준형은 지난 13일 정준영 몰카 파문과 관련해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정준영이 직접 찍은 몰카 영상을 공유하고 유포한 장본인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자신과 정준영의 대화 내용을 보고 부끄럽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는 용준형은 팀과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하이라이트 팀 탈퇴를 선언했다.
용준형은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살겠다"며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가 된 단체 대화방에 자신이 없었으니 얄팍한 해명으로 정준영과 선만 그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기엔 용준형이 알고도 모른 척 했던 범죄 행위가 너무도 크다. 게다가 용준형은 자신을 정준영 파문과 연결짓는 게 불쾌하다는 듯한 액션까지 취했다. "반성 또 반성하겠다"는 용준형의 사과문에서 대중이 진정성을 느낄 수 없는 이유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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