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채팅방’이 열리자 감춰져 있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났다. 마약 유통, 성접대,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경찰과의 유착 등의 의혹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그룹 빅뱅의 승리, 가수 정준영은 오늘(14일) 경찰 조사를 시작했다. 승리는 연예계 은퇴, 정준영은 연예 활동 중단 상태다. 이들과 친분이 있던 하이라이트의 용준형은 결국 그룹을 탈퇴했으며, FT아일랜드의 최종훈은 그룹 탈퇴는 물론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준영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 2015년 말부터 여성 10명의 성관계 ‘몰카’를 찍고 유포한 정황이 이른바 ‘단체 채팅방’에서 드러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로써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이날 정준영은 “죄송하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 조사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조사실로 이동했다.
이어 오후 2시께 승리가 경찰에 출석했다. 불과 몇 시간 전 정준영이 섰던 포토라인에 선 승리는 “국민여러분과 상처받고 피해받은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조사실로 이동했다. 승리는 지난달 27일에 경찰에 자진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서게 됐다.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으로부터 시작된 이번 논란은 정준영의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 최종훈이 연루된 경찰 유착 의혹까지 번졌다. 최종훈은 지난 2016년 2월 서울 이태원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250만원의 벌금과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경찰과의 유착으로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채 연예계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는 의혹을 샀다.
논란이 거세지자 최종훈은 팀 탈퇴는 물론 연예계 은퇴를 결정했다. 소속사 FNC 엔터테인먼트는 14일 “최종훈은 팀에서 영원히 탈퇴하고 연예계를 은퇴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최종훈은 연예인의 삶을 접고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으로 살 것이다. 당사 또한 최종훈이 사회적으로 용서받지 못할 언행을 하게 된 부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기에 앞으로 사회의 일원으로서 올바른 인식을 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훈은 불법 행위와 관련해 추가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 이번주 내로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용준형은 단 한번도 몰카를 찍는다거나 그것을 유포한다거나 하는 등의 범법행위는 하지 않았지만, 불법 동영상을 본 적이 있으며 이에 대한 부적절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로써 소속 그룹 하이라이트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반포 등을 한 자에 대해서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용준형의 사례는 최근 사회적으로 심각한 ‘몰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촬영한 사람뿐만 아니라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유포하는 것도 범죄이며, 이를 보는 것도 피해자를 다시 한 번 죽이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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