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변명입니다”
영화 속 명대사가 손승원에게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손승원은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7단독 심리로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윤창호법’ 적용 1호 연예인이라는 불명예를 쓴 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푸른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손승원은 “70여 일 동안 수감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뼈저리게 잘못을 느끼고 반성했다.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했다. 다시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 죄송하다. 어떠한 결과도 담대하게 받아들이겠다. 죗값 받겠다”고 최후 진술을 했다.
손승원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담CGV 앞에서 만취 상태에서 부친 소유의 벤츠 차량을 몰다가 다른 승용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손승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206%. 심지어 그는 이전에도 3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됐고 이미 면허 취소인 상태에서 다시 운전대를 잡아 더 큰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손승원은 죗값 받겠다는 말과 달리 비겁한 변명을 덧붙였다. 법률대리인은 손승원의 어려운 가정사부터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나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점, 입대를 앞둔 불안감 등을 재판부에 호소했다. 손승원 역시 공항장애를 앓고 있으며 치료 받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그의 변호인은 손승원이 공황장애 등으로 겪는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자포자기 상태로 음주하게 됐다며 “피고인이 자연스럽게 재판을 받고 앞날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그야말로 비겁한 변명이다. 손승원은 무명 생활이 길긴 했지만 각종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존재감을 나타났다. 대세 스타 대열에 들지 못했지만 JTBC ‘청춘시대’와 ‘으라차차 와이키키’로 점차 인지도를 높였고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무대에서도 최연소 '헤드윅'이란 타이틀 아래 조승우, 송창의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그날들', '팬레터', '랭보' 등 굵직한 작품들에 캐스팅 됐다.
소속사도 탄탄했다. 송중기, 박보검, 차태현 등이 속한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았다. 대형 기획사 없이 혼자 오디션을 보러다니며 역할을 따내는 무명의 배우들이 많다는 점에서 손승원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사실은 절대 용서 받을 수 없다.
대중의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4년형을 구형했고 손승원의 1심 선고는 오는 4월 11일 오전 10시에 열리린다. 재판부가 그의 비겁한 변명에 어떤 처벌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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