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경찰' 이선균 밝힌 #세월호·경찰유착 #짜증연기 1인자 #저탄고지(종합)[Oh!커피 한 잔]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3.14 16: 08

이선균이 개봉을 앞둔 영화 '악질경찰'부터 새 작품을 위해 다이어트 중인 근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웨스트19 카페에서는 영화 '악질경찰' 주연 이선균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선균은 극 중 거침없이 욕을 하고 폭력도 서슴지 않으며 비리는 일상인 악질경찰 조필호로 분해 열연했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이기적인 그가 예기치 못하게 경찰 압수창고 폭발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면서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을 만나고, 엄청난 사건들을 마주한다. 

2006년 상업영화 데뷔작 '열혈남아'를 내놓은 이정범 감독은 '아저씨'(2010)로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610만 관객을 돌파했고, 대한민국에 '아저씨' 열풍을 일으켰다. 2014년 연출한 '우는 남자'는 흥행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이번 '악질경찰'은 절치부심, 본인이 꼭 하고 싶었던 얘기로 돌아왔다. 
작품을 2년 만에 선보이게 된 이선균은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찍을 때도, 지금도, 개봉 앞두고 애정이 많다. 그리고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뭉클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선균은 지난 13일 첫 언론 시사회를 가졌고, "나도 그렇지만, 마케팅, 제작자 분들이 의견을 하나, 하나 보고 계실 것 같다. 마케팅 하기 전에 세월호 이야기를 드러내지 않아서, 영화를 보고 많이 놀라신 것 같더라. 그래서 이런 논란은 예상했다. 상업영화에 세월호 소재가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이자 용기다. 보는 이들한테 부담일 수도 있다.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가 캐스팅 난항이 있었으니까, 시나리오가 돌고 돌다가 나한테 왔다.(웃음) 이정범 감독은 나한테 수식어가 필요 없는 형이다. 한예종을 같이 다닐 때 단편 영화를 많이 찍었는데, 정범이 형과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임했다. '감독의 디렉션이 배우한테 영향을 주는구나' 싶더라. 형이랑 졸업하고 꼭 같이하자고 했는데, 그게 17년 만에 '악질경찰'로 개봉하게 됐다"며 다소 벅찬 마음을 내비쳤다.
이번 '악질경찰'은 한국 상업영화에 처음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녹여냈다. 이정범 감독이 단원고에 직접 방문하면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주인공들이 세월호 참사와 연관돼 있다. 조필호는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유가족과 인연을 맺은 경찰로 등장하고, 미나의 절친 지원이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 당한 단원고 학생으로 설정돼 있다. 최종적으로 이들의 타깃은 재벌을 향한다.
이선균은 "상업영화에 세월호 소재가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이자 용기다. 보는 이들한테 부담일 수도 있다.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며 "영화에 대한 고민도 많고 너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정범 감독이 하고 싶었던 진심을 녹였다고 생각했다. 다만 처음 시작할 때는 꺼려했던 소재라서 용기가 필요했다. 그만큼 감정이 더 오간 작품이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선균은 영화 속에서 비리 경찰로 등장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연예인과 경찰의 유착 관계가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현실과 비교된다.
"요즘 경찰 유착이 이슈인데, 영화 개봉 타이밍이 시의성이 있다"는 말에 이선균은 "안 그래도 어제 난리가 났더라. 개봉 타이밍보단 여러 사건 사고 때문에 국민들이 실망해서 피로해 하실 것 같다. 이런 일들이 연달아 터지고, 또 다른 게 나와서 이슈가 되는 게 피로감을 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답했다.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는 "그건 관객들의 판단이고, 몫인 것 같다. 지금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며 "감을 못 잡겠다. 대신 '악질경찰'은 후회가 없다. 흥행에 참패할 지도 모르지만, 그걸 만들어 낸 일원으로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했다. 물론 연기적으로 100% 만족은 못한다. 그래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선균은 자신의 영화 대표작 '끝까지 간다'(2014)에 이어 '악질경찰'에서도 형사 캐릭터를 맡았다. 두 캐릭터에는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짜증을 많이 내는 부분이 닮았는데, 이선균의 리얼한 연기가 단연 압권이다.
"국내에서 짜증 연기는 이선균이 갑이고, 1인자다. 상을 줘도 될 것 같다"라는 칭찬에 "만약 그 상을 주시면 짜증낼 것 같다"며 "시나리오에 절박하고 짜증나는 상황이 많았다. 진심으로 하는데 붙여놓고 보면 '너무 짜증냈나' 싶기도 하더라. 후회하기도 한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선균은 "보통 이정범 감독의 영화 '아저씨', '우는 남자' 등 주인공들은 과묵하고, 멋있고, 싸움을 잘하는데, 난 말 많고 욕하고 겁도 많다. 조필호는 그냥 쓰레기, 양아치, 잡법이다.(웃음) 조금 현실적인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정말 자기 앞에 있는 이익만 바라보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것보다 더 지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털어놨다.
'국내 짜증 연기 1인자'로 불리는 이선균은 "약간 멋 부리는 걸 싫어해서 현실감을 넣다 보면, 처음 시나리오보다 더 멋없고 지질해 진다. 그런 인물이 각성하고 변해갈 때, 그 차이점이 클 것 같았다. 내가 연기하면 꼭 그렇다"며 웃었다.
현재 영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를 촬영 중인 이선균은 감독의 요구로 멋진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 중이다.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를 실천하면서 3kg을 감량했다고.
그는 "지질한 거 그만하고,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살 빼고 있다. 저탄고지를 하고 있는데,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 그런데 근육이 너무 커져서, 몸도 커지고 있다. 일단 대본에는 멋진 캐릭터라서, 멋져 보였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악질경찰'(감독 이정범,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작 청년필름・다이스필름)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 분)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오는 20일 개봉./hsjssu@osen.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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