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승원이 음주운전 혐의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손승원은 14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참석했다. 이날 검찰은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있는 손승원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앞서 손승원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취 상태로 부친 소유의 벤츠 차량을 몰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후 손승원은 사고 후속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도주했다. 피해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는 추돌로 인한 경상을 입었다.
당시 손승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206%였다. 심지어 손승원은 지난해 8월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 취소 상태였다. 이 와중에 손승원은 보석 신청을 했지만, 과거 세 차례의 음주운전 전력 탓에 기각당했다.
이날 손승원과 법률 대리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이어진 변론은 영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법률 대리인은 손승원의 음주운전 동기를 말하는 과정에서 그의 개인사, 공황장애 등 핑계로 느껴질 법한 이유를 댔다.
법률대리인은 손승원이 다가오는 입대로 느낀 압박감과 제대 후 활동에 대한 걱정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손승원의 연예인 생활이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충분한 죗값을 치렀다고 발언했다.
결국 법률대리인이 감형을 위해 내세운 것은 손승원의 공황장애와 '사회적 죗값'이었다. 하지만 '무면허 음주운전 뺑소니'를 합리화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사유였다.
공황장애가 무조건 음주운전으로 귀결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이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지만 선량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 마치 공황장애가 음주운전의 원인이 되는 양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 또한 존재한다.
특히 '사회적 죗값' 부분은 대중들의 공분을 샀다. 연예인 생활이 끝난 것으로 죗값을 대신 치렀다는 말은 결국 대중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다. 손승원의 향후 활동이 불가한 것은 명백히 그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결과일 뿐이다.
그 누구도 손승원에게 연예 활동 중단을 면죄부로 쥐여준 적이 없다. 죗값을 치렀다고 하는데, 대체 누가 그의 죄를 사하여 줬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또 활동 중단과 죗값을 같은 선상에 두겠다는 발상은 반성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손승원의 2차 공판이 끝나고,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손승원과 법률대리인의 변명 같은 변론은 대중들의 분노를 극에 달하게 했다. 법률대리인의 말대로 손승원의 연예계 복귀가 불투명한 가운데, 손승원의 1심 선고는 내달 1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notglasse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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