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가 가족 드라마 대가 문영남 작가와 유준상의 이름값을 증명한 대박 흥행과 깊은 울림을 선사한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가족은 힘인가, 짐인가’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깊숙하게 던지며 ‘인생 가족극’이란 호평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KBS 2TV 수목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풍상씨(유준상 분)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 드라마였다.
최종회에서 풍상씨가 간이식 수술 후 건강을 되찾고 다른 가족들과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로 행복한 마무리를 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지난 1월 9일 첫 방송부터 동 시간대 인기 드라마가 선점하고 있는 안방극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재미와 감동의 정점을 찍는 가족 드라마라는 호평 세례 속에 단숨에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라선 것.
왜그래 풍상씨는 다채널 시대 방송 환경 변화로 평일 프라임 시간대에서 보기 어려운 시청률 20%의 벽까지 돌파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최종회가 닐슨 수도권 22.8%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도. 시청률뿐만 아니라 인터넷 화제성까지 상위권을 유지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TV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지난 4일 발표한 TV화제성 드라마 부문(2월 넷째주 조사)에서 2위(점유율 10.24%)에 오르며 남녀노소 전연령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왜그래 풍상씨’가 큰 인기를 끈 것은 시대가 변해도 재미있고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는 언제든 통한다는 정답을 보여준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믿고 보는 드라마 대가’ 문영남 작가의 명품 대본이 탄탄하게 뒷받침되는 가운데, 진형욱 감독의 정밀한 연출이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유준상-이시영-전혜빈-오지호-이창엽-신동미 등 배우들의 열연이 한데 모이며 구멍 하나 없는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펼쳐졌다.
# 뭉치면 뜬다! 3연타 홈런 터뜨린 ‘명품 콤비’ 문영남 작가 X 진형욱 감독
‘왜그래 풍상씨’는 방영 전부터 가족 드라마 대가 문영남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문영남 작가는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등 매 작품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흥행 제조기다.
문영남 작가의 가족 드라마는 통통 튀는 성격으로 무장해 개성이 뚜렷하다. 그렇다고 별에서 떨어진 듯한 공감할 수 없는 튀는 이야기가 아니다. 흔히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등장해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보편성 속에 대가만의 ‘한 끗’이 흥미롭고 뭉클하게 다가온다.
인물들이 일으키는 갈등이 소소하지만 그 속에 강력한 울림이 있어 중독성이 강하다. ‘왜그래 풍상씨’도 동생들을 챙기느라 자신의 삶을 내팽개친 것과 다름 없는 풍상씨의 고단한 삶을 통해 ‘가족은 힘인가, 짐인가’라는 누구나 수긍 가능한 질문을 안방극장에 던졌다.
우리 모두 한번쯤 고민하지만 쉽사리 답을 입밖에 내놓기 힘든 질문을 문영남 작가는 과감하게 안방극장에 제시했다. 시청자들은 매회 명장면과 명대사 속에 숨은 강력한 메시지를 되새기며 드라마에 시선을 고정했다. 문영남 작가는 가족은 힘이 되는 존재이지만 때론 짐이 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드라마 속에 녹여내며 마치 내 이야기인 것처럼 빠져들게 만들었다.
한 번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편한 이야기인데도 그 이야기가 전달하는 묵직한 메시지는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풍상씨가 형제들에게 희생을 하는 모습이 짠하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동생들의 처지가 이해되는 부분이 많아 마냥 힐난할 수 없는 흥미로운 감정을 일으켰다.
사고뭉치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이 하나씩 품고 있는 마음의 상처가 이해돼 동생들만 탓할 수 없는 공감 가득한 이야기가 드라마의 큰 인기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문영남 작가의 명품 대본을 더욱 빛나게 만든 것은 드라마의 밑그림을 함께 그려나간 진형욱 감독의 정밀한 연출이었다. 진형욱 감독은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에 이어 세번째 호흡을 맞추며 3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진형욱 감독은 인물들이 다양하게 펼쳐놓는 이야기가 자칫 혼란스러울 법한데도 친근하면서도 세밀한 감정을 놓치지 않는 정밀한 연출력을 뽐냈다. 시청자들이 친밀하게 접근할 수 있게 이야기를 차근차근 펼쳐놓는 진형욱 감독의 영민한 연출이 ‘왜그래 풍상씨’의 흥행을 이끄는데 큰 몫을 했다.
# 지금껏 이런 배우들은 없었다.. 모두가 연기대상 후보
‘왜그래 풍상씨’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빼어난 작품이었다.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단단하고 조화롭게 묶은 배우들의 열연이 매회 화제가 됐다.
일찌감치 시청자들로부터 연기대상 후보로 떠오른 배우 유준상은 ‘왜그래 풍상씨’의 눈물 폭격기였다. 풍상씨를 연기하며 가장의 짓눌리는 무게와 암환자의 고통을 실감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어지간히 울렸다. 유준상이 울음을 삼키며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시청자들의 연기 칭찬이 쏟아졌다.
이시영은 왈가닥 사고뭉치 화상을 연기하며 마치 화상이란 존재가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생생함이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이시영은 화상이 감정 기복이 많은 캐릭터임에도 그녀가 갖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완벽히 표현하며 사고를 쳐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만들었다.
오지호는 풍상의 ‘등골 브레이커’ 2호 진상을 맡아 추운 겨울 얼음장 같은 계곡물과 강물에 빠지는 살신성인 연기를 보여줬다. 5남매의 사건사고 중심에 있는 인물을 맛깔스럽게 표현하며 찰떡 같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시청자들의 애정 어린 시선을 받았다.
풍상의 자랑스러운 동생 정상을 연기하며 풍부한 감정선을 뽐낸 전혜빈. 안정적인 발성과 캐릭터에 녹아들었던 꼼꼼한 계산된 연기로 다시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이창엽은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외상의 고뇌와 아픔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신동미는 풍상씨와 함께 이 드라마의 눈물의 한 축이었던 풍상의 아내 간분실을 연기하며 ‘배우 신동미’의 연기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고생 많은 분실을 연기하기 위해 민낯 투혼을 불사한 그녀는 매회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하루하루 고단한 풍상씨를 위로하는 절절한 대사와 눈빛에 다 들어가 있는 분실의 안쓰러운 감정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풍상씨의 사춘기 딸 중이를 연기하며 언제나처럼 뛰어난 연기력을 뽐낸 김지영. 그녀의 명품 눈물 연기가 ‘왜그래 풍상씨’ 시청자들을 어지간히 울렸다. 뿐만 아니라 밉상 끝판왕 노양심을 생생하게 연기한 이보희, 가슴을 파고드는 감정 연기를 보여준 간보구 역의 박인환과 전달자 역의 이상숙, 짠하고 귀여웠던 전칠복 역의 최대철 등 보석 같은 배우들이 ‘왜그래 풍상씨’에 가득했다.
이처럼 ‘왜그래 풍상씨’는 명품 제작진과 배우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볼 기회를 선사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아래 수많은 사건사고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왜그래 풍상씨’는 지난 14일 마지막 회로 마무리,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안방극장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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