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MLB처럼" KBO 감독들, 원포인트 투수 폐지에 긍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3.15 13: 02

메이저리그가 ‘원포인트 투수’ 폐지를 앞둔 가운데 한국 감독들도 대부분 긍정 의견을 냈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토니 클락 선수노조협회장이 내년 시즌부터 투수의 타자 3명 의무 상대 규칙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투수가 한 번 마운드에 오르면 부상과 같은 특이사항이 없으면 최소 3타자를 상대해야 교체가 가능한 룰이다.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간 줄이기, 이른바 ‘스피드 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투수 교체에 걸리는 약 2분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규칙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 타자만 상대하고 빠지는 ‘원포인트 투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메이저리그 규칙을 따라가는 우리나라도 바뀔 수 있을까. 현장의 KBO리그 감독들은 대체로 ‘원포인트 폐지’를 반기는 분위기다. 야구 트렌드가 바뀌면서 ‘원포인트 투수’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SK 염경엽 감독은 “넥센(현 키움) 시절 4년간 감독을 하며 원포인트를 쓰지 않았다. 투수에게 최소 3타자, 한 이닝은 맡기려 했다. 한 타자만 상대하고 바뀌면 투수 자존심도 상한다. 벤치의 마운드 운용이 크게 복잡해질 것도 없다. 경기 시간도 확실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개인적으로 괜찮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투수 교체도 전략이긴 하지만 교체를 남발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팀 투수들은 이미 3타자를 상대할 능력을 갖췄다. 새로운 시도도 괜찮다”고 찬성했다. NC 이동욱 감독 역시 “개인적으로 괜찮은 방안이라 생각한다. 투수 1명이 3명의 타자를 상대하고 엔트리 1명이 늘어나는 것은 합리적이라 본다. 스피드 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KT 이강철 감독도 “경기 스피드업과 투수 입장에선 환영할 만하다. 투수는 동기부여도 되고, 책임감을 갖고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라고 반기면서도 “다만 감독과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투수 기용 등 전술 운용에 조금 더 신중해져야 한다. 스프링캠프 등 비시즌 훈련에 1이닝 이상 책임질 수 있는 투수를 키워내야 한다”는 과제를 말했다.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미국 변화는 우리와 큰 상관이 없다. 목적이 시간 단축인데 우리나라는 그걸 시행하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수준이 아직 미국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은 미국에 맞는 조치를 취했고, 우리는 우리에 맞게 해야 한다”며 “나도 감독이지만 타자마다 일일이 투수 교체하는 건 싫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못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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