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이 연예계를 강타한 정준영과 관련한 파문에 방송 및 제작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KBS 측은 15일 "당분간 '1박 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1박 2일'에서 '예능 지니어스'로 사랑받던 정준영은 여성들을 몰래 촬영하고, 불법적으로 찍은 영상을 모바일 단체 대화방을 통해 공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정준영의 몰래카메라 촬영 혐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전 여자친구 A씨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한 정준영은 지난해 연말에도 불법 촬영 증거가 포착돼 12월 입건됐다. 여기에 정준영은 또 다시 불법적으로 영상을 찍고 모바일 단체 대화방 대화를 통해 영상을 공유, 유포하고, 피해 여성들을 유린한 범죄 행위가 만천하에 공개되며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1박 2일'은 정준영이 3년 전 이미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하고, 이것을 공유, 유포한 혐의를 받았지만, 전 여자친구가 고소를 취하해 무혐의 결정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정준영을 '1박 2일' 식구로 그대로 받아들였다. 당초 정준영을 편집한 방송분을 내놓을 예정이었던 '1박 2일' 제작진은 3년 후 다시 사건이 불거진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제작 및 방송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KBS는 "매주 일요일 저녁 '1박 2일'을 기다리시는 시청자를 고려하여 기존 2회 분량 촬영분에서 가수 정준영이 등장하는 부분을 완전 삭제해 편집한 후 방송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전면적인 프로그램 정비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방송, 제작 전면 중단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KBS는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특히 가수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1박 2일'은 당시 전 여자친구와의 논란이 얼마나 큰 사안인지 확인하지 않았고, 논란으로 방송에서 잠정 하차했던 정준영을 예능의 재미로 사용했다. 이후 정준영은 드라마틱하게 '1박 2일'에 돌아오고, 멤버들과 제작진이 오랜 기다림 끝에 정준영을 다시 만나게 됐다는 예능적 스토리 구성을 만들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정준영의 몰래카메라 파문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1박 2일'의 출연자 검증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KBS는 정준영 사건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1박 2일'의 방송 및 제작을 당분간 중단한다. KBS 측은 "이번 주부터 '1박 2일' 시간에는 당분간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이라며 "KBS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준영의 논란으로 정준영을 믿고 출연시켰던 '1박 2일'까지 무기한 제작 및 방송이 중단되는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다. 정준영이 쏘아올린 몰래카메라 파문이 연예계 전체를 집어 삼키는 모양새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 '1박 2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