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태현과 개그맨 김준호가 내기골프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박 2일'은 차태현이 7년째 자리를 지켜온 프로그램인 만큼, 그의 하차가 폐지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차태현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는 1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차태현 배우와 관련한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차태현 배우는 본인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속사 측은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서는 2016년도의 일이며 보도된 바와는 달리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KBS의 보도 내용 중 일부 오류를 지적했다.
또 내기골프 의혹에 대해서 "내기골프를 했던 금액에 대해서는 지인들 또는 동료들과의 골프에서 실제로 돈을 가져오거나 한 사실이 없으며 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위해 게임 도중 주고 받았을 뿐 그때 그때 현장에서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차태현이 직접 작성한 사과문도 공개됐다. 차태현은 "저희끼리 재미삼아 했던 행동이지만, 그런 내용을 단체방에 올린 저의 모습을 보게 되어 너무나 부끄럽다. 많은 사랑을 받은 공인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망하신 저의 팬분들, 그리고 '1박 2일'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 죄송하다. 저로 인해서 다른 멤버들까지 피해를 주게 되어 정말 미안하다. 그래서 이후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려고 한다"며 사과와 함께 하차 소식을 전했다.
끝으로 차태현은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반성하면서 자숙하겠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는 김준호도 같은 입장이다.
앞서 KBS는 지난 15일 '정준영 스캔들' 여파로 '1박 2일' 방송 및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1박 2일' 제작진과 출연진들은 그동안 정준영의 범죄 사실을 방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렸다.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으로 하차한 전력이 있는 만큼,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비판은 거세졌다.
그 가운데, KBS '뉴스9'은 지난 16일 차태현과 김준호가 태국 등에서 내기 골프를 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의혹은 경찰이 입수한 가수 정준영의 휴대전화에서 비롯됐다.
차태현과 김준호는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수백만 원대의 내기 골프를 쳤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현찰을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특히 차태현은 "신고하면 쇠고랑"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자신의 행위가 불법임을 인지한 듯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더했다. 또 채팅방 멤버에는 담당 PD도 포함돼 있어, 내기골프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의혹이 불거진 하루 만에 차태현과 김준호는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내기 골프 논란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재미삼아 한 행동도 공인으로서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해서였다. 논란의 중심이 된 '1박 2일'은 오는 18일께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준호 출연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와 '서울메이트2'측은 김준호의 통편집을 결정했다.
12년간 시청자들과 함께 해온 '1박 2일'은 '정준영 스캔들'이 차태현, 김준호의 내기 골프 논란으로 번지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다. 그리고 '1박 2일' 시즌 2부터 7년째 함께 해온 차태현이 하차를 결정하면서, 프로그램 폐지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1박 2일'이 추후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OSEN DB, KBS '뉴스9'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