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장자연 사건에 대해 "여러 의혹들을 낱낱이 규명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배우 윤지오가 "처음으로 희망을 갖게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고 장자연 사건을 비롯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클럽 버닝썬 사태 등을 보고 받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법무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이 책임지고 사건의 실체와 여러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기에 대단히 강한 의혹이 있는데도, 오랜 세월 동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은폐된 사건들이 있다. 공통적인 특징은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고, 검찰과 경찰 등 수사 기관들이 고의적인 부실수사를 하거나, 적극적으로 진실규명을 가로막고 비호, 은폐한 정황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국민은 진실규명 요구와 함께 과거 수사과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강한 의혹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이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공소시효가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고,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 행위가 있다면 반드시 엄정한 사법처리를 해주길 바란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를 바로 잡지 못하면 결코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장자연 리스트'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한 신인 여자 배우가 2009년 유력 인사들로부터 술자리 및 성접대를 강요받고, 욕설과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말한다.
해당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오는 31일까지이고, 채 2주도 남지 않았다. 3월이 끝나면 활동 기간이 종료되는 셈이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윤지오는 지난 5일 장자연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tbs 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초로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고, 이후 참고인 신분으로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출석했다. 여기에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여성단체와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와 함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활동 기간을 오는 5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를 접한 윤지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증언 전 변호인단으로부터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국민청원으로 이뤄진 기적같은 일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0년 동안 일관되게 진술한 유일한 증인으로 걸어온 지난날이 드디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처음으로 갖게 됐다"고 했다.
또한, 윤지오는 "진실이 침몰하지 않도록,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아직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여태껏 그래왔듯 성실하게 진실만을 증언하겠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과 처음으로 진실규명에 대해 언급해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라며 "#감사합니다 #문재인대통령 #국민청원 #고맙습니다 #진실규명 #증인 #윤지오"라는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한편, 윤지오가 고 장자연 사건 재수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구혜선, 김향기, 심진화·김원효 부부, 모 여자 가수 등 스타들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구혜선은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09년 방송된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 포스터를 게재한 뒤, "내 손에 핫팩을 가득 주었던 언니. 같이 찍은 사진 하나 없어 아쉬운 언니. 하늘에서 편히 쉬어요.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고 장자연을 추모했다.
개그우먼 심진화는 자신의 SNS에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참여 방법을 몰라서라는 핑계 죄송합니다. 재수사 응원합니다! 장자연 님이 하늘에서라도 꼭 웃을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요"라는 글을 비롯해 윤지오의 기사를 캡처한 사진을 첨부했다.
심진화의 남편 개그맨 김원효 역시 "그래요 당신 말이 맞습니다. 지지합니다! 안밝히면 안~~돼!"라는 글을 남겼다./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윤지오 SNS, 해당 뉴스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