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종명, 윤지오에 '故장자연 문건' 실명 요구→맹비난→MBC·본인 사과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3.19 16: 46

왕종명 앵커가 고(故)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 윤지오에게 증언한 인물의 실명을 밝혀달라는 무례한 요구를 했다가 대중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후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에게 직접 사과했고, MBC 측도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왕종명 앵커가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한 윤지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윤지오는 고 장자연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의 비공개 재판에 자발적으로 참석했으며, 비공개로 전환된 이유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왕종명 앵커는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인물이지만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인물이냐? 누군지 공개를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윤지오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왕종명 앵커는 "장자연 문건에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진상 조사단 측에는 얘기를 했다. 공개할 의향은 없느냐?"고 거듭 물었고, 또, "이렇게 생방송으로 뉴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윤지오 씨가 용기를 내서 장자연 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면 더 빠른 걸음으로 가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느냐?"며 실명 요구를 반복했다. 
결국, 윤지오는 "발설하면 책임져 줄 수 있느냐?"고 되물었고, 왕종명 앵커는 "저희가요? 안에서 하는 건"이라며 다소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왕종명 앵커의 인터뷰 태도에 대한 비판이 거셌고, 윤지오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19일 오후 윤지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뉴스를 맡은 진행자로서 당연히 국민분들께서 알고자하는 질문들을 하기 위해 애써주셨고, 현재 내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셨을테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앵커님께서 문자를 보내주셨고, 내가 아침에 잠 들어서 점심에 일어나자마자 통화를 했다. 문자와 통화로 직접 사과해주셨다"고 밝혔다. 
또한, 윤지오는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서 살아오셨던 앵커님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드린 것 같아 저로서도 죄송한 마음이고, 여러분들께 우려심을 갖게 해드려서 죄송하다"며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먼저 헤어리고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 측은 왕종명 앵커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윤지오와 시청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MBC 측은 "'뉴스데스크'는 고 장자연 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 씨를 스튜디오에 초대해 생방송으로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왕종명 앵커가 정치인의 실명을 밝혀달라고 거듭 요구한 부분이 출연자를 배려하지 않은 무례하고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많았다"며 문제점을 인지했다. 
이어 "왕종명 앵커와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이러한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당사자인 윤지오 씨에게 직접 사과했으며, 오늘 '뉴스데스크'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도 사과 드릴 예정이다. 앞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에 늘 귀 기울이며, 더욱 신뢰받는 뉴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지오가 남긴 글 전문
안녕하세요. 윤지오입니다. 우선 이렇게 또 상황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는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MBC 왕종명 앵커님의 동의하에 글을 기재합니다.
어제 뉴스데스크에 법정 증언후 MBC 생방송에 임하면서 발생된 질문과 제가 인물에 대한 언급을 하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답변해 드렸었고요. 한 차례가 아닌 증인으로 출석된 인물, 연예인의 이름, 신문사 3명, 국회의원, 총 4차례에 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을 주신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말씀을 드리지 못하는 부분은 현재까지 목격자이며 증언자로 살아왔는데 이름을 언급하는 순간 저는 사실여부와 상관 없이 명예훼손피의자로 탈바꿈되어질테고, 처벌을 받아야하는 것은 당연해질 사안입니다. 그들은 그럴 힘을 가졌으니까요. 이런 답변 밖에 드릴 수 없는 저의 입장을 인터뷰 끝에 드릴 수 밖에 없었고 제 답변이후에 인터뷰가 종료되었습니다.
뉴스를 맡은 진행자로서는 당연히 국민분들께서 알고자하는 질문들을 하기위해 애써주셨을테고, 현재 제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셨을테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왕종명 앵커님 뿐만아니라 지난 10년동안 그런 질문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서 하루에도 몇십차례 듣기때문에 여러분이 우려해주시는 정신적인 고통은 일반인에 비해 낮습니다. 저 많이 강해졌거든요.
앵커님께서 문자를 보내주셨고 제가 아침에 잠들어서 점심에 일어나자마자 통화를 하였고 문자와 통화로 직접 사과해주셨습니다.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서 살아오셨던 앵커님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드린것 같아 저로서도 죄송한 마음이고 여러분들께 우려심을 갖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그후에도 웃으면서 이상호 기자님 인터뷰도 잘 맞췄고요. 현재도 저는 웃으면서 제가 할일을 열심히 하고있습니다.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먼저 헤어리고 이뤄질 수 있었으면 바람합니다. 다시한번 심려 끼쳐드린것 같아서 죄송하고 저에게 또 앵커님께 가져주시는 관심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음은 MBC '뉴스데스크' 제작진 입장 전문
'뉴스데스크'는 어제(18)일 방송에서 故 장자연의 친구 윤지오씨가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에 대한 '뉴스데스크' 제작진의 입장을 아래와 같이 전합니다.
어제 ‘뉴스데스크’는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를 스튜디오에 초대해 생방송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왕종명 앵커가 정치인의 실명을 밝혀달라고 거듭 요구한 부분이 출연자를 배려하지 않은 무례하고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많았습니다.
 
왕종명 앵커와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이러한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당사자인 윤지오씨에게 직접 사과했으며, 오늘 뉴스데스크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릴 예정입니다.
 
MBC 뉴스데스크는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에 늘 귀 기울이며 더욱 신뢰받는 뉴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hsjssu@osen.co.kr
[사진] 윤지오 SNS,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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