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준호와 내기 골프를 친 것에 대한 책임감을 이유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를 선언한 배우 차태현이 MBC 예능 ‘라디오스타’를 떠난다. 당장 오늘(20일) 녹화분부터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차태현이 4번째 MC로 발탁되기 전 시행했던 ‘3+1’(3MC+일일 스페셜 MC) 체재가 재가동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MBC 예능국 ‘라디오스타’ 측 한 관계자는 20일 오전 OSEN에 “MC 차태현이 ‘라스’에서 하차한다”며 “방송분은 1회 차가 남아있다. 차태현의 남은 분량은 최대한 심사숙고해 방송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오늘(20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본 방송에서 차태현의 분량을 놓고 고심 중이다. 100% 편집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태현과 제작진이 심사숙고한 결정에 따라 20일 오후 진행될 ‘라디오스타’의 녹화분부터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세 명의 MC만 참여한다. 오늘 녹화 이후 이번 달 말인 27일 방송분부터는 차태현이 온전히 빠진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등 3인 MC 체제로 돌아갈 전망이다.
앞서 16일 오후 생방송된 KBS1 ‘뉴스9’에서는 차태현과 김준호가 태국에서 수백만 원대 내기 골프를 쳤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차태현은 17일 오전 소속사를 통해서 자신을 둘러싼 내기 골프 의혹에 대해 “보도에 나온 것처럼 해외에서 골프를 친 것은 아니고 국내에서 저희끼리 재미로 게임이라 생각하고 쳤던 것이고 돈은 그 당시에 바로 다시 돌려주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차태현은 “저희끼리 재미삼아 했던 행동이지만 그런 내용을 단체방에 올린 저의 모습을 보게 되어 너무나 부끄럽다”면서 “저를 믿고 응원해줬던 팬들과 방송 관계자들에게 실망을 준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 실망하신 저의 팬들, 그리고 ‘1박2일’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들께 너무 죄송하다. 저로 인해 다른 멤버들까지 피해를 주게 돼 미안하다. 그래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려고 한다”는 뜻을 밝혔다. 차태현은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반성하면서 자숙하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내기 골프 장소가 해외가 아닌 국내라는 점, 내기 금액 또한 재미 삼아 제안한 것일 뿐 모두 돌려준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태현은 진심 어린 반성과 자숙의 의미를 담아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표명했다.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도 소속 배우와 함께 공식 사과했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측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죄에 따라 차태현에 대한 동정 여론이 높아졌으며 일각에서는 '하차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7년 첫 방송을 시작한 ‘라디오스타'는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가 원년 MC로서 이끌어온 토크쇼다. 그동안 가수 신정환, 김태원, 토니안, 김희철, 문희준, 규현과 개그맨 유세윤이 네 번째 MC로서 합류해 활약했는데 차태현을 끝으로 다시 공석이 됐다.
차태현이 빠진 3MC 체제에서 제작진은 과거에 시행했던 일일 스페셜 MC를 재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가 각기 다른 개성을 살려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막내 MC가 마지막 자리에서 지원사격을 했을 때 주는 또 다른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MC로 활약해온 차태현은 적극적인 리액션을 발휘한 '게스트 친화형' 캐릭터였다. 슈퍼주니어 김희철이나 규현은 밉지 않게 막말을 던지는 ‘악동’ 캐릭터로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줬었다. 제작진이 공석이 된 네 번째 자리에 어떤 카드를 쓸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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