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오늘(21일) 구속 갈림길에 섰다.
2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지방법원에서는 정준영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한 정준영은 취재진 앞에 서서 미리 종이에 적어온 입장글을 읽었다.
이날 정준영은 “먼저 정말 죄송하다. 저는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니다. 저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그리고 오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는 수사 내용 청구 내용을 일체 바꾸지 않고 법원에서 내려지는 판단에 따르겠다”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정준영은 지난 2015년부터 동료 연예인들과 지인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몰래 촬영한 불법 영상을 공유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만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준영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사실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 명단까지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유포돼 극심한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 방송가에서도 정준영이 출연하고 있던 프로그램은 통편집, 제작중단 등 위기를 맞았으며, 정준영과 함께 했던 연예계 지인들까지 줄줄이 은퇴 수순을 밟았다.
이에 경찰은 지난 12일 정준영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했다. 당시 방송 촬영차 해외에 체류 중이었던 정준영은 긴급 입국해 14일 경찰에 출석해 21시간 넘는 밤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17일에도 정준영을 소환해 비공개 조사를 진행했던 바다.
그러나 앞서 진행된 조사에서 정준영이 지난 2016년 ‘여자친구 불법 촬영’ 사건 당시 휴대폰이 고장 났다는 거짓 진술을 한 정황이 드러났고, 경찰은 상대방 동의 없이 불법으로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도 확인됐다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준영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저로 인해 고통받으신 피해자 여성분들, 사실과 다르게 아무런 근거 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를 입으신 여성분들, 저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앞으로도 수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제가 저지른 일에 항상 반성하면서 살아가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카톡방에 동영상 올리셨는데 여성분들에게 동의하고 찍으신 거 맞냐”는 질문과 2016년 ‘여자친구 불법 촬영’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들어갔다. 정준영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