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준(44)이 상업영화 사상 처음으로 4・16세월호 참사를 다룬 것에 대해 “출연을 거절할 정도의 두려움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개봉한 ‘악질경찰’은 첫 날 ‘돈’(감독 박누리), ‘캡틴 마블’(감독 애너 보든・라이언 플렉)에 이어 3위로 출발했다.
박해준은 21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작 청년필름・다이스필름)이 세월호 참사를 극의 소재 중 하나로 쓴 것에 대해 “4.16 세월호 참사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게 아니라 잊지 말자는 것이었다“라고 이 같은 생각을 전했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까지 사주하는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 분)가 더 나쁜 악의 존재에 맞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린 액션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박해준은 이 영화에서 태성그룹 정이향(송영창 분) 회장의 오른팔 권태주 역을 맡았다.
세월호 참사가 ‘악질경찰’의 핵심을 담당한 중심축은 아니지만 여고생 미나(전소니 분)가 안산 단원고 출신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2014년~2015년의 경기도 안산을 배경으로 삼았다.
박해준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영화적 소재로 쓰느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대한민국 어느 누가 그 참사를 상업적으로 이야기 하겠느냐”라며 “어떤 분들은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힘드니 잊혀지는 게 낫다거나 차라리 언급을 안 하는 게 낫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저희는 (국민적인 관심을 받은 일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다. ‘악질경찰'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고 얘기하는 거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정범 감독님이 몇 년동안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면서 열정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고통 속에 살았던 감독님을 생각하는 것도 있다"며 “일단 영화를 보시고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 보시고 나서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욕을 해주셔도 된다. 그런 비판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악질경찰’은 굉장히 재미있고 열린 영화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때문에)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는 영화지만 꼭 보시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영화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라 영화를 통해 사는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저는 욕이든 칭찬이든 관계없이 다 듣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해준은 “정치권에서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저희는 사실로 일어난 것들을 얘기했을 뿐이다. 세월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출연했기에 겁날 것이 없었다"며 “어떤 분들은 ‘세월호 얘기는 이제 그만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잊지 말아야할 참사라고 본다. 저희는 잊지 말자고 얘기한 것이지 상업적으로 이용한 게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