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이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구속 위기 앞에서 다시 한번 사과했지만 포승줄까지 묶인 채 유치장으로 이동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일 오전 임민성 부장판사 심리로 정준영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여부를 가렸다. 정준영은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빠른 오전 9시 35분께 법원에 출석했다.
특히 정준영은 현장에 모인 취재진 앞에 머리 숙인 뒤 사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정준영은 "정말 죄송하다"라며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저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오늘 혐의에 대해 다투지 않고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준영은 "다시 한번 피해자 여성분들에게 사죄드린다. 아무런 근거 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를 입은 여성분들, 지금까지 제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던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수사 과정에 성실히 응하고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준영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또한 목이 메는 듯 말을 멈추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사과문 발표 이후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준영의 영장실질심사는 약 2시간 가량 걸렸다. 이후 정준영은 포승줄에 묶인 채로 나와 호송 차량에 탑승한 뒤 유치장으로 떠났다. 다소 충격적인 모습이었지만 정준영은 별다른 말을 하진 않았다.
정준영은 지난 2015년부터 동료 연예인들과 지인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몰래 촬영한 불법 영상을 공유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만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지난 12일 정준영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했고 14일 소환해 21시간이 넘게 밤샘 조사를 벌였다. 이어 17일에도 정준영을 소환해 비공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경찰은 1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과 버닝썬 직원 김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정준영은 조사를 통해 지난 2016년 '여자친구 불법 촬영' 사건 당시, 휴대폰이 고장 났다는 거짓 진술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여기에 경찰은 문제의 동영상을 상대방 동의 없이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도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준영은 “잘못했다”며 불법촬영을 하고 촬영물을 유포한 사실에 대해 대체로 시인했다. 또 범행에 사용된 휴대폰을 포함해 총 3대의 휴대폰을 제출했다.
경찰은 정준영이 제출하지 않은 휴대폰이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5일 정준영의 주거지와 차량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추가로 나온 휴대폰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음악과 예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정준영. 하지만 그는 몇년간 저지른 범죄행각으로 이제 포승줄까지 묶이게 됐다. 이가운데 과연 그의 심사결과는 어찌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다음은 정준영이 밝힌 입장.
먼저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저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오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는 수사 내용 청구 내용을 일체 바꾸지 않고 법원에서 내려지는 판단에 따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로 인해 고통받으신 피해자 여성분들, 사실과 다르게 아무런 근거 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를 입으신 여성분들, 저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앞으로도 수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제가 저지른 일에 항상 반성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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