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갈하이’ 진구의 충격적인 첫 패소, 그 배후는 윤박이었다. 뒤집기에 능한 진구는 과연 환송심으로 그 결과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지난 2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 13회에서는 세기의 악녀 윤도희(김사희)의 재판에서 고태림(진구)이 패소했다. 윤도희가 사전 합의 없이 법정에서 죄를 자백한 것. 항소심 재판은 기각됐고, 사형 판결이 유지되며 고태림이 승률 100% 기록이 깨졌다.
충격에 빠진 고태림은 ‘인간이길 포기한다고’라는 메모를 남긴 채 사라졌다. 그를 찾아낸 건 B&G 로펌의 민주경(채정안). 법률 사무소 온실 안에 웅크리고 앉아 “인간 그만두고 식물이 되겠다”는 고태림에게, “다시 승률 100% 오만하고 돈 밝히는 괴태로 돌아가라고!”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검사 강기석(윤박)과 한강그룹 망나니 후계자 성기준(구원)이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고태림은 분노에 휩싸여 “난 받은 것 구억 구천만 배로 갚아줘야 직성이 풀린다”며 ‘괴태’로 부활했다. 서재인도 윤도희가 ‘최윤정’이란 사람과 면회를 한 뒤 증언을 뒤집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여론을 움직여 대법원에서 이례적으로 변론의 기회를 얻은 고태림. 하지만 떠오르는 패소의 기억으로 혼란에 빠졌고, 결국 법정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서재인은 불리해진 상황에 “원판결을 뒤집고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할 결정적인 증거가 남아있다”며 재판을 다음 기일로 미뤘고, 사건의 최초 목격자인 가사도우미에게서 “주방에서 발견된 독극물 병을 조미료인 줄 알고 버렸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승소의 희망에 기뻐하며 법률 사무소로 향하던 서재인은 위기에 빠졌다. 윤도희의 사형을 찬성하는 ‘전국 사별남 연합회’ 회원들에게 “악마를 변호하는 변호사니까 국민의 적이다”라며 집단 폭행을 당한 것. 병원에 누워있는 서재인을 본 고태림은 복수전을 선언했고, 다시 열린 재판에서 가사도우미의 증언을 바탕으로 경찰과 검찰이 증거 확보에 실패했음을 공개했다. 또한 사건 목격자가 너무 많다며 “사람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겁니다”라고 신빙성을 지적했다.
이어 “증거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뜻이라고 말하는 여론에 의해서 기소했다”며 동한기(이윤재) 검사를 저격한 고태림. 전 남편 두 사람이 의문사하고 거액의 보험금을 받았기 때문에 악녀로 추정돼,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고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경멸, 혐오 비방 여론에 휩쓸려 반대되는 증거와 증언을 보지 못한 행태를 지적한 것.
“판결을 내리는 건 결코 국민 설문 조사가 아닙니다”라고 마지막 변론을 마친 고태림은 결국 원 판결 및 1심 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서울 지방법원으로 환송한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사실 서재인은 의도적으로 집단 폭행을 부추겼다. 고태림의 복수 본능을 자극해, 패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하려 했던 것. 또한 윤도희의 변호사가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로 여론을 움직이려는 전략도 들어있었다. 서재인의 활약으로 고태림은 승률 100%의 기록을 지킬 수 있었다.
지방으로 발령이 난 동한기를 만나 “내게 이긴 적 있다는 등 소문을 퍼뜨리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 훼손”이라고 유치한 으름장을 놓은 고태림. 동한기는 “당신을 이긴 적이 있다면 제가 아닙니다. 진짜 적은 적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 않거든요”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후 윤도희의 면회 기록지의 쓰인 최윤정의 글씨체가 강기석의 그것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된 고태림과 서재인. 그 시각 강기석은 윤도희를 만나 형 거래를 하고 있었다. 진짜 적의 정체를 파악한 고태림은 강기석에 맞서 환송심에서 윤도희의 무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을까. /parkjy@osen.co.kr
[사진] '리갈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