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상씨' 유준상 "안 아픈 손가락 없던 동생 넷, 끝까지 반성 않는 母이보희 측은" [Oh!커피 한 잔②]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9.03.23 09: 51

배우 유준상이 함께 해준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밝혔다.
유준상은 KBS 2TV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감독 진형욱)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종영에 대한 여운을 털어냈다.
신용불량자 둘째 이진상(오지호 분), 유일하게 오빠의 어깨를 세워주는 의사 셋째 이정상(전혜빈 분), 노는 거 좋아하고 사치도 좋아하는 정상의 쌍둥이 여동생 이화상(이시영 분), 야구선수를 꿈꿨지만 검은 조직에 휘말리게 된 이회상(이창엽 분)까지 네 명의 동생을 키워낸 ‘이풍상’ 역을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다. 심지어 엄마는 이름 그대로 노양심(이보희 분)이다. 자식들에게 그저 돈이나 받으려고 하는 노양심은 풍상이 간암에 걸려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도망쳐서 시청자들의 혈압을 상승시킨 주범이었다.

유준상은 동생들 중에서 아픈 손가락이 없었냐는 질문에 “안 아픈 손가락이 없었던 것 같다. 화상이랑 마지막 병실에서 지문에도 우는 게 없었는데 그동안 이 녀석이 욕먹은 것도 생각나고 열심히 저 역할 해준 것도 생각나고 눈물이 났다. 막내도 진짜 마치 제 아이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눈물 콧물 흘리면서 했다. 어느 누구 하나 마찬가지다. 저도 아이 둘이 있는데 누가 더 아프냐고 하면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그런 마음이 짧은 순간이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서 훅 들어온 것 같다”고 답했다.
“다 기특한 동생들”이라며 유준상은 동생 역할로 분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그중 둘째 역할을 맡은 오지호에 대해서는 “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둘째가 제일 힘든 역할이다. 실제에서도 둘째는 힘들다. 잘 표시도 안 나고 궂은 일 다 하고 역시 오남매 중 오지호 씨가 없었으면 기댈 수 있는 게 없었을 거다. 저랑 둘의 케미도 되게 좋았지만 그만큼 저도 의지할 수 있었고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왜그래 풍상씨’는 5%대의 시청률로 시작해 20%를 넘어섰다.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에서는 최근 이례적인 흥행이라고 할 수 있다.
유준상은 “배우들이 정말 몸을 안 사리고 했던 것 같다”며 “보통 미니시리즈 네 명 정도가 주인공으로 이뤄져서 협력을 한다면, 배우들이 모두 올인했다. 다 같이 미니시리즈에서 올인하는게 쉽지 않은데, 작가님과 감독님도 협업이 잘 됐고 배우들도 정말 다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협업이라면 풍상의 아내 간분실 역할을 맡은 신동미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작품을 통해 무려 다섯 번째 호흡을 맞췄다. 특히 이풍상, 간분실 부부는 풍상의 간암 투병을 둘러싸고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짠내 나는 부부를 연기했다. 유준상은 “연기를 잘하는 친구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같이 열심히 했다. 영화 이상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부부의 케미가 좋았던 것 같다”며 신동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섯 번째 호흡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한 번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며 단단한 신뢰를 드러냈다.
문영남 작가는 유준상을 보자마자 ‘풍상이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준상은 “제 느낌에 풍상이 모습이 저에게 있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저도 20대부터 가장이 되어서 살아온 순간이기 때문에 저도 공감이 많이 됐다. 감독님이 손가락 하나가 일을 하면서 죽어 있고 자동차 정비할 때 일할 때는 장갑을 아예 안 끼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떼가 자연스럽게 생겼고 겨울인데 장갑을 끼고 싶어도 못 꼈다. 이처럼 하나하나 디테일을 살려가면서 풍상이가 저와 함께 같이 간 것 같다. 어느 순간에는 현장에 나가서 바로 풍상이의 모습을 만났던 것 같다. 이 사람 저사람 계속 만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관계가 다 이뤄지면서 저도 연기하기 더 편했던 것 같다”며 첫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를 떠올렸다.
“어느 순간 제가 그냥 풍상이처럼 생각해서 연기를 했다”는 유준상은 “마지막에 방송 보면서 엄마(이보희 분)가 끝까지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측은했다”며 해당 신을 찍으면서 많이 울었다고 밝혔다. 그는 “작가 선생님이 끝까지 그 인물은 반성을 안 시키지 않았나. 그 부분도 시청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을 것 같다. 그 장면을 보면서 많이 슬펐다”고 덧붙였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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