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맥기니스가 치매에 걸렸지만, 최후의 순간까지 카리스마를 잃지 않는 냉철한 킬러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3일 방송된 OCN 새 토일 오리지널 '킬잇'(연출 남성우|극본 손현수) 1회에서는 파벨(데이비드 맥기니스 분)이 치매에 걸린 채 의뢰를 받은 작전을 개시하다 죽음을 맞게 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파벨은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어린 김수현(장기용 분)을 킬러로 길러 내지만, 시간이 흘러 치매에 걸리자 오랜 시간 함께 한 그를 알아보지도 못하게 됐다. 김수현을 제거해야 할 타깃으로 생각한 것. 파벨은 소음기를 장착한 총을 김수현을 향해 겨누고 격렬한 몸싸움을 하는 것은 물론 칼을 꺼내 그의 어깨를 긋는 등 치매에 걸려 흐릿한 정신 이전에 킬러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제거해야 하는 타깃조차 기억할 수 없게 된 파벨은 킬러로서의 냉혹함을 마지막 순간까지 잃지 않았다. 파벨은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카리모프의 별장으로 향했으나, 상대에게 발각돼 고문을 당했다. 고문과 총상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파벨은 김수현에게 "이렇게 키워 미안하다. 사진 속에 있던 사람들처럼 살아. 나처럼 말고. 약속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음을 맞이했다.
데이비드 맥기니스는 냉철한 킬러로 강렬하게 등장한 첫 순간부터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냉철한 킬러 파벨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전개를 이끌었다. 어린 김수현을 킬러로 키워내는 과정에서는 그를 혼자 나무에 묶어두고 떠날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킬러의 차가운 모습을 그려내다가도, 죽음이 임박한 순간에는 자신이 아들처럼 거두었던 김수현에게 미안함을 담은 속마음을 고백하며 물기 어린 눈빛을 보이는 등 휘몰아치는 감정의 변주를 자유자재로 그려냈다.
한편, '킬잇'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0시 20분 OCN에서 방송된다./mari@osen.co.kr
[사진] '킬잇'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