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준이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 황철범 역으로 안방극장을 매료시키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에서 극의 스릴과 긴장을 주무르는 악의 카르텔 황철범(고준 분) 역으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발산중인 고준(황철범 역)이 회를 거듭할수록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매력적인 악역으로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23회에서 황철범은 자신의 뒷배가 되어주겠다는 카르텔 멤버 강석태(김형묵 분) 부장의 달콤한 제안을 웃으며 화답했다. ‘새출발’이란 말은 반갑지만 강석태와는 노선을 달리할 그의 이중적인 면모가 또 다른 갈등의 조짐을 예상케 한 것.
“내가 왜 이 생각을 안 했나 모르겄네”라며 살짝 내비친 조소 속에는 그간 카르텔 멤버들로부터 당한 굴욕과 분노를 억누르고 기회를 노리는 황철범의 야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고준 특유의 분위기와 절제된 감정 연기가 더해져 위압적으로 다가왔다.
그런가하면 지난 23일 24회에서는 황철범이 신부 김해일(김남길 분)의 정체를 알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긴장감을 선사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뒤집어 놔. 맨 끝에서 나랑 붙으면 되니께. 근데 계속 참고 볼라니까 매번 화는 난다. 무지하게”라는 말 속에는 앞으로 황철범이 이 키를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구대영(김성균 분)의 거짓 보고를 듣고도 흔들리기는커녕 장단을 맞춰주기까지 했는데 모든 것을 다 알면서도 구대영을 실컷 떠 보기까지 하는 황범철의 모습에서 묘한 서늘함까지 느껴졌다. 상대의 수를 알면서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황철범의 여유로운 자태는 고준의 깊은 연기 내공을 통해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고준은 황철범의 본능적으로 잔혹한 성향을 기저에 두고 절제된 감정과 극한으로 치솟는 감정을 적절하게 강약조절하며 극의 긴장을 주무르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열혈사제’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