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게스트는 없었다. 웹툰작가 이말년이 본 적 없는 먹방과 입맛으로 '냉장고를 부탁해'를 '와장창' 깨트렸다.
25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에서는 웹툰작가 주호민과 이말년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이말년이 냉장고를 공개했다.
이말년은 웹툰 '이말년 씨리즈'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웹툰작가다. 무성의한 듯 유쾌한 그림체, '와장창'으로 귀결되는 막무가내식 전개 등으로 폭소를 유발하며 사랑받았다. 이에 힘입어 최근에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4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이날 '냉부해'에서 독창적인 웹툰만큼이나 독특한 입맛, 시식평을 풀어냈다. 먹방 스타일도 독특했다. 유독 먹는 모습이 맛없게 보였던 것. 평소 이말년과 친한 주호민, 김풍 또한 "진짜 맛없게 먹는다", "같이 밥 먹다 보면 때리고 싶다"고 혹평했다. 이말년 스스로도 "그래서 처음에 '냉부해' 출연을 안 하려고 했다"며 난감해했다. 그는 "오죽하면 제 먹방에 '다이어트 먹방'이라고 이름도 붙였다. 제가 먹는 걸 보면 식욕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라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먹는 데에 관심이 없는 만큼 이말년은 냉장고에도 무지했다. 그는 "부끄럽지만 냉장고를 열어본 적이 없다. 홈바에 콜라 있으면 열어보는 정도"라며 냉장고 속 재료들에 관한 질문에 어쩔 줄 몰라했다. 입맛도 들쭉날쭉 했다. 그는 "떡볶이를 정말 좋아한다"며 아이 같은 입맛을 유추케 했다가도, 장모가 만들어준 간장게장이 등장하자 "그것도 좋아한다. 비린 맛 때문에 먹는다. 바다를 먹는 맛이다"고 말해 '냉부해' 셰프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말년은 이어진 셰프들의 15분 요리 대결에서도 '이말년씨리즈 먹방-분식편'과 '이말년씨리즈 먹방-숟가락편'을 주제로 내걸었다. 떡볶이 같은 분식을 좋아하는 자신을 위한 15분 요리와 음식 먹는 것도 귀찮아 하는 그를 위해 숟가락 하나만 써도 되는 간단 요리를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난해한 주문에도 불구하고 '냉부해' 셰프들은 다년간의 노하우를 뽐내며 15분을 수놓았다. 먼저 분식편에서는 셰프 샘킴과 이연복이 맞붙었다. 샘킴은 간장 양념을 활용한 파기름 떡볶이와 해쉬브라운으로 속을 채운 오징어 순대 조합의 '킴가네'를, 이연복은 마파두부로 양념한 떡볶이와 된장 부대찌개 라면, 소고기 튀김 조합이 '분식과의 전쟁'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이말년은 "오징어 순대를 씹은 순간 감자 맛이 느껴지는 반전 매력이 있었다"며 샘킴의 손을 들어줬다.
뒤이어 숟가락편에서는 셰프 정호영과 유현수가 대결했다. 두 사람은 음식을 귀찮게 생각하는 일말년을 위해 최대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선보였다. 정호영은 한 입에 크게 말아 먹는 일식의 후토마키를 활용한 '후뚜루 마뚜루', 유현수 셰프는 김치와 버거 패티를 탕수육 소스에 버무려 숟가락 하나로만 먹게 만든 '김치 와장창'을 만들었다.
이말년은 이번에도 "스파이 같은 맛이다. 먹는데 배신감이 든다. 생각과 다른 맛이다", "먹다가 이가 다 빠질 것 같다. 그런데 그 느낌이 싫지 않다"며 기상천외한 시식평들을 내놨다. 결국 그는 정호영 셰프의 손을 들어주며 독보적인 시식을 마무리해 끝까지 웃음을 더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JTBC '냉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