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매리가 오는 4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기자회견을 연다. 지난해 한 방송을 통해 방송계의 부당 처우를 폭로했던 그가 또 한 번 용기를 냈다.
이매리는 26일 정의연대 등의 시민단체와 함께 내달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학계 및 방송계 고위 관계자들에게 받은 성희롱과 학교 폭력 등을 고발하고자 나선 것이다.
이매리는 이날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투' 기자회견을 열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학계나 방송계나 연세대학교 대학원 최고위원회 인물들이 갖는 권위가 상당했다. 술 시중을 드는 성추행은 가벼운 것에 속했다. 성희롱적인 발언도 예사였다"며 "단순히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만이 아니라 학내 권력관계에 의한 학교 폭력 차원에서 회자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매리는 '미투' 운동을 시작한 서지현 검사와 고(故) 장자연 사망 사건의 증인 윤지오를 보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서지현 검사나 윤지오 씨는 저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지 않았나. 그렇게 열심히 싸우시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용기를 얻었다. 그분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이매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인 출신 정치인 A씨, 대기업 임원 B씨, 모 대학 교수 C씨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의 성추행 가해를 폭로했다. 특히 이매리는 C씨에 대해 "당신은 죄의식 없는 악마"라고 표현하며, 분노를 터트렸다.
또 이매리는 지난해 6월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를 통해서 SBS 드라마 '신기생뎐' 촬영 중 겪었던 부당 처우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매리는 극중 역할을 위해 오고무를 배웠고, 이로 인한 부상까지 얻었다고.
하지만 제작사는 그의 피해를 제대로 보상해주지 않았고, 방송사는 이 상황을 방관했다. 이매리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학계 및 방송계 고위 관계자들은 투병 중이던 이매리의 아버지에 대해 "언제 돌아가시냐"는 폭언까지 내뱉는 등, 조롱을 일삼았다.
현재 이매리는 카타르에 머물고 있다. 그는 정의연대 측과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한 뒤, 4월 초 기자회견 진행 차 귀국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방송계부터 정·재계까지 뿌리 내린 악습을 폭로해온 이매리. 그가 기자회견에서 어떤 내용을 공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OSEN DB,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