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과 김부용은 20년만에 재회, 그간 만나지 못했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특히 김부용은 故서지원 사망 후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26일 방송된 SBS 화요 예능 '불타는 청춘'에서 충남 홍성 편이 그려졌다.
몰래온 손님으로 가수 최재훈이 귀환했다. 90년대 중반 다같이 활동했던 사이기에 모두 반갑게 맞이했다.
특히 최재훈은 김부용의 손을 잡으며 "거의 20년 만에 본다"며 기뻐했다. 이때, 모두 최재훈 노래의 팬이라고 했다. 최민용이 직접 발품팔아 찾아온 멤버들의 LP까지 챙겨왔다. 이 분위기를 몰아, 턴테이블에 LP를 틀어 추억 속 음악에 취해보기로 했다.
최민용이 커다란 가방에서 개인 장비들을 세팅, 휴대용 LP 턴테이블을 꺼냈다. 앨범 가방 속엔 레전드 가수들인 멤버들의 LP가 가득했다. 첫 개시로 김혜림의 1집인 'DDD'를 틀었다. LP만의 사운드 맛에 모두 빠져들었다. 특히 최민용이 가져온 LP가 거의 한정판 수준의 앨범들이라 모두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노래에 맞춰 커버댄스까지 추며 분위기에 취했다.
이때, 김혜림은 "일화이긴 한데, 한창 'DDD'활동 때 척추 쪽 증세로 재활병원을 찾았다"면서 "환자 이름에 자꾸 DDD를 적어놨다, 창피해서 자꾸 그만 적으라고 했다, 근데 그쪽 의학 전문용어도 퇴행성 관절이란 뜻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퇴행성 디스크 초기단계란 듯 전문용어였던 것. 김혜림은 "내 오랜 팬인 줄 알고 망신당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최민용은 '불밤지기'로 변신, 구본승 첫무대를 물었다. '가요톱텐'이라는 구본승의 1집노래, '너 하나만을 위해'가 흘러나왔고, 구본승은 1994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출까말까 춤'을 25년만에 추면서 뜨거운 환호를 일으켰다. 멤버들은 "실제로 볼 줄 몰랐다"며 오리지널 쫑쫑쫑 춤에 환호했다.
구본승은 "사실 사연있는 곡, 녹음실에서 우연히 데포테이프를 들었다. 당시 이 노래 저 주시면 히트시켜드린다고 겁없이 말했다"면서 "알고보니 작곡하신 분이 듀스의 현도형, 흔쾌히 부탁을 들어줬다, 원래 가이드 노래 한 사람이 포지션의 임재욱"이라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모두 임재욱 버전도 궁금해해했다. 구본승은 장동건과 듀엣까지 다섯 장 판을 냈다며 '본승앤 동건'이로 당시 꽃미남 조합 듀엣을 결성한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계속해서 O15B 부터 김완선, 신효범까지 예전 노래들을 따라 부르며 '음악살롱'이 이어졌다. 김광규는 "내가 이런 레전드 분들과 있다니"라며 감탄해 웃음을 안겼다. 사실 이는 맛뵈기에 불과했다. 레전드 가수들이 펼친 본격적인 'X세대' 출격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20년만에 만난 최재훈과 김부용이 "널 이렇게 만나다니, 놀라운 일"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을 정도로 서로 소식만 들었다고.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김부용은 "피한 것도 아냐, 그냥 자연스럽게 기억하기 힘든 시간들, 자꾸 형보면 생각나"라며 재훈을 보면 떠오르는 아픈 기억이 있다고 했다. 최재훈 역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마주하기 힘든 상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년 전 일에 대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바로 함께 형제처럼 어울렸던 故서지원, 故이원진, 故최진영에 대한 얘기였다. 먼저 떠나간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며 침묵, 김부용은 "그때 형보다 더 어리고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정말 충격이었다"면서 어린 나이에 겪은 일련의 이별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최재훈도 안 보게 됐다고.
김부용은 "무리에 있던 형들 제가 다 피했다"고 하자, 최재훈은 "너만 그런거 아니다"면서 "그냥 그런 얘기하기 싫었다"며 차마 떠올리기 조차 두려운 기억들이라고 했다. 무의식적으로 서로를 피하며 20년 전 기억도 피했던 것이다.
김부용은 "잊고 있다가 형보니 다시 생각난다"면서 故서지원을 언급, 그가 사망하기 전 몇시간 전까지 함께 술 마시고 헤어졌다고 했다. 김부용은 "불과 몇시간 전 까지 같이 있던 친군데 미안하더라"면서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소중한 친구의 아픔을 몰라서 죄책감이 더욱 컸다고 했다. 김부용은 "지원이 보내고 무서웠다, 내가 지원이한테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고백했고 최재훈은 "그러면 안 되지"라며 걱정했다. 김부용은 "심장이 너무 아파 병원에 가기도 했다"며 고백, 20년 전에 아픔을 전했고, 두 사람을 서로를 위한 위로를 나눴다.
한편, 예고편에서 김부용은 "아직도 마음아파, 아직도 내 옆에 있을 것 같은데"라며 마지막 앨범 녹음할 때도 녹음실 같이 있었다니 故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를 최재훈과 함께 부르기로 했다. '불청 콘서트'에서 이 두 사람이 다시 부를 노래에 대해 벌써부터 먹먹함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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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불타는 청춘'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