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감스트가 한국 대 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중계하며 부적절한 해설로 물의를 빚었다. 기대를 모은 지상파 중계 데뷔전이 사과로 마무리 됐다.
감스트는 26일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한국 대 콜롬비아 남자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김정근 캐스터, 서형욱 해설위원과 함께 해설을 맡았다. 이날 경기를 MBC가 단독 중계한 만큼 감스트로서는 지상파 중계 데뷔전을 치른 격이었다.
감스트는 축구 게임 유저로 유명세를 얻은 뒤 개인 방송에서 온라인 축구 중계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특유의 쉰 목소리와 온라인 시청자를 겨냥한 거침없는 말투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그는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등에서는 MBC 디지털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 직전 개인 SNS에 MBC 중계진과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팬들의 응원도 당부했다.
그러나 온라인 개인 방송의 중계와 지상파 중계는 달랐다. 감스트의 지상파 중계 데뷔전이 거센 비판에 부딪힌 것. 축구 팬들은 감스트가 개인 방송에서 사랑받았던 자유분방한 언행과 쉰 목소리가 정제된 분위기와 전문성이 중요한 지상파 중계와 어울리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스트는 한국이 우세하자 조용해진 콜롬비아 응원단을 향해 남미권 특유의 억양을 흉내내 큰 질타를 받았다. 감스트의 언행이 자칫 남미에 대한 인종차별로 해석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감스트는 개인 방송을 통해 "능력이 부족했다"며 직접 사과했다. 그는 중계 5일 전 섭외 저화를 받았으며 안정환 해설위원을 대신해 일회성 이벤트로 참여한 점, 나름 열심히 준비했으나 부족했던 점을 강조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전반전이 끝나고 실시간 반응을 보면서 해설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은 뒤 "후반전부터는 옆의 해설위원이 하는 말도 들리질 않았고 경기장도 잘 안 보였다. 이제 중계나 해설은 욕심내면 안 될 것 같다. 인터넷 방송에서만 해야겠다. 목소리도 고쳐야겠다고 생각한다. 제가 잘해서 '감스트 팬'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야 하는데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동안 온라인에서의 거침없는 진행과 언변으로 화제를 모았던 감스트가 같은 이유로 지상파에서는 역풍을 맞은 모양새다. 달라진 매체 환경에 감스트의 지상파 중계가 독이 든 성배로 귀결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감스트 SNS,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