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가 개봉을 앞둔 '생일'과 관련해 걱정되는 부분을 고백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라디오엠 카페에서는 영화 '생일'의 주연 배우 설경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 제작 나우필름・영화사레드피터・파인하우스필름, 제공배급 NEW)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 수호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을 작품 안에 녹여냈다.
설경구는 극 중 아들이 세상을 떠나던 날,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지 못해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정일로 분했다. 섬세한 감정 연기를 비롯해 대사 이상의 감정을 전하는 표정 등 눈빛으로 관객들을 극에 몰입하게 할 예정이다. 설경구와 호흡을 맞춘 전도연은 떠나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슬픔을 묵묵히 견뎌내는 엄마 순남을 연기했다. 풍부한 감정 연기와 폭발적인 열연을 했고,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내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두 배우는 2001년 개봉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후 18년 만에 재회해 열연을 펼쳤다.
또, '생일'은 이창동 감독 영화 ‘밀양’과 ‘시’에서 연출부로 활동하며 내공을 쌓은 신예 이종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종언 감독은 다큐멘터리 '친구들: 숨어있는 슬픔’을 연출했고, 다음 스토리펀딩을 통해 '세월호 세대와 함께 상처를 치유하다'라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련 활동을 이어왔다.
설경구는 "(세월호와 관련된 부분은) 닫아두고 최대한 촬영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런데 점점 다가오면서 신경은 쓰였다. 솔직히 반대의 소리도 많이 있으니까, '굳이 끄집어내려고 하느냐'고 하시더라.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촬영할 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완성되고, 지난해 11월 유가족 분들과 편집본을 가지고 시사회를 했는데, '아 시작이구나' 싶었다. 그때부터 신경이 쓰였다. '그분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일반 관객한테는 전달이 될까? 오해는 없을까?' 싶었다. 감독님 말처럼 '또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싶더라. 그런 글들이 있으니까 걱정했고, 과연 이 작품이 극장까지 올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세월호 참사라서 출연 전 망설여진 부분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설경구는 "어떻게 하나도 없을 수가 있겠나. 그런데 있었지만, 그게 '출연을 하지 말아야겠다'로 이어지진 않았다. 난 그분들도 가까운 이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시나리오에 세월호 단어가 없었다. 세월호 참사 후 남겨진 유가족도 우리의 이웃이다. 어느 순간 그 단어가 세지고, 강렬한 단어가 됐다"며 아쉬운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2주 간격으로 '우상', '생일'을 선보이게 된 설경구는 "작품들이 워낙 결이 다르니까, 그냥 다르게 봐주시면 고마울 것 같다"며 "나도 개봉 시기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찍었다. 그냥 잘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러면 안 된다', '기간을 벌려달라'고 할 순 없다.(웃음) 그래서 요즘 '우상' GV는 빠지고 있다. 그것까지 하면 머리에 쥐가 날 것 같더라. 이제 '생일'로 가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한편, '생일'은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hsjssu@osen.co.kr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