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위하준이 ‘로코남’ 수식어를 얻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tvN 주말드라마 ‘로맨틱 별책부록’에서 동화 속 왕자님 같은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것. 드라마 속 그의 환한 미소는 실제로도 칙칙한 사무실을 환하게 밝혀줄 만큼 상큼했고 달달했다.
‘로맨틱 별책부록’은 책을 읽지 않는 세상에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위하준이 극중 맡은 역할은 프리랜서 북디자이너 지서준으로, 강단이(이나영 분)에게 ‘직진’ 애정을 쏟는 ‘로맨틱 남’이다.
“무려 이나영의 연하남이었다”는 기자의 말에 위하준은 “‘큰일 났다!’, ‘어떡하지!’ 부담 100배였다. 너무 대단하신 분이고 아름다운 분이니까 그 앞에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만나뵈니까 너무 쿨하시고 배려도 깊으시고 알면 알수록 편한 동네 누나인 것 같다. 점점 부담감이 덜해지고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고 첫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미안 내가 많이 늦었지?” 극중 서준이 등장해 안방극장의 여심을 강타한 순간이었다. 취객에게서 구해주고 신발을 신겨주는 모습으로 ‘심쿵’하게 한 것.
위하준은 “신 자체가 너무 멋있는 등장이어서 제가 하면 왠지 욕먹을 것 같았다. 자칫 잘못하면 느끼하게 보일 수 있어서 감독님과 상의할 때 담백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했는데 생각보다 첫 등장을 좋아해주셔서 놀랐다. 너무 기분이 좋더라”며 “신발을 신겨봐준 적이 없어서 영상을 보고 배웠다. 신발 매장 직원분들의 영상을 보며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연적이 되는 차은호 역의 이종석과는 찰떡 호흡을 펼친 바. 위하준은 “형 자체도 저를 편하게 동생으로서 되게 예뻐해줬다. 편안했고 재밌었다. 호흡도 잘 맞는다고 느껴졌다. 형이랑 할 때는 큰 실수 없었던 것 같다”며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워낙 영화 ‘곤지암’ 등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바. 위하준은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한 계기에 대해 “도전적인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로코여서 걱정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스스로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공감 못 해주시면 어떡하지, 그렇게 안 보이면 어떡하지, 걱정이 많았는데 하면서 늘어간 것 같고 생각보다 어울린다고 말을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후련한 마음을 전했다.
위하준은 전작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손예진이 맡은 윤진아 역의 동생 ‘윤승호’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만큼 사실 알고 보면 연기 스펙트럼이 참 넓은 배우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묘한 마스크와 분위기는 그의 강점. 한 사람에게서 다양한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배우로서 큰 자산이다.
짝사랑을 오랫동안 마음 속에 간직해온 ‘차은호’, 직진 애정 공세에 나서는 ‘지서준’. 두 캐릭터 중 위하준은 지서준에 가깝다는 설명. 그는 “저도 서준이랑 비슷한 게 저는 좋아하면 적극적인 것 같다. 짝사랑으로 끝나기 보다는 연인이 되고 나서 이별이 있지,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오랫동안 고백도 없이 오랜시간을 지낼 수 있나 대단하기도 하고 궁금하다. 직진하는 면이 비슷한 것 같다”며 지서준과의 공통점에 대해 전했다.
위하준에게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는 “첫 드라마 주연작이고 로코라는 장르는 저한테는 먼 일 같았다. 가장 많이 고민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많이 생겼다. 못 다 이룬 로맨스를 하고 싶게 만들어줬고 따듯한 작품이고. 따뜻한 책처럼 소장하고 간직하고 싶은 작품인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어느덧 5년차 배우가 됐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보자는 요청에 “한 길만 보고 5년을 왔는데,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기도 하지만 짧기도 한 시간이 아닌가. 힘든 시간들이 당연히 있었지만 조금씩 작은 역할부터 해나가서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포기 안 하고 무너지지 않고 해왔던 것이 잘한 것 같다”고 답했다.
위하준은 올해에도 더 많이 시청자, 관객을 찾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5월 달에 영화가 개봉을 하고, 드라마는 미팅을 계속 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배우로서 2019년 ‘열일’에 대한 소망을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세상에 눈을 넓히고 싶어서 여행도 좀 다니고 싶다. 젖어있는 삶만 살아온 것 같아서 후회스럽기도 하고 일로서도 나가고 싶은데 여행을 안 다녀봐서 보는 눈도 너무 좁더라. 이해하는 폭을 많이 넓히고 싶다”고 덧붙였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