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열개라고 해도 부족하다. 최근 토니안은 '프로듀스' 시리즈로 유명한 배윤정과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최고 가수들의 유명 안무를 만든 전홍복의 야마앤핫칙스, 그리고 인터파크와 손잡고 스테이지631이라는 아카데미를 오픈했다. '대표님' 토니안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토니안이 누구보다 신뢰하는 동생들이자, 사업 파트너이기도 한 배윤정-전홍복과 함께 야심차게 시작한 아카데미 스테이지631은 점차 입소문을 타며 K팝의 미래들이 모여드는 장소가 됐다. 배윤정-전홍복과 토니안이 위기에 돈독해진 우정이었다. 지난 2011년 7월 폭우로 우면산에 산사태가 나면서 안무실이 잠겼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손을 내밀어 준 건 다름아닌 토니안. 위기를 함께 극복한 세 사람은 누구보다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업의 동행자로 거듭났다. K팝의 과거이자 현재를 이끌고 있는 세 사람은 힘을 합쳐 이제 K팝의 미래를 준비한다.
아카데미 사업 외에도 토니안은 엔터 사업과 애견용품 브랜드, 편의점 포차 등 종류를 불문한 다양한 사업에서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 '미다스의 손'이라 불릴 정도로 손대는 것마다 승승장구다. 그러나 토니안의 성공 뒤에는 스스로의 삶도 잊은 토니안의 피, 땀, 눈물나는 열정이 있었다. 일로 시작해 일로 끝나는 토니안의 일상, 일이 곧 그에게는 행복이자 만족이다.
Q. 아카데미 개원이 곧 1년을 앞두고 있다. 점수를 매겨 본다면.
수익적인 부분은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하지만 성장해 나가는 부분만 본다면 목표보다 훨씬 빨리 가고 있다. 아카데미에 대한 점수는 수강생 분들이 주셔야 할 것 같다. 교육 사업이니 수강생들이 우선이다. 늘 수강생들이 만족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Q. 아카데미는 K팝의 미래를 키우는 곳 아닌가. K팝의 미래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전홍복 대표, 배윤정 대표가 바로 그 부분을 제일 잘 알고, 잘 한다. 사실 K팝의 경우 너무 후배들이 잘 해주고 있어서 제가 말할 필요도 없다. 넷플릭스에 K팝과 관련된 다큐멘터리가 있다. 13개 정도 되는 전체 에피소드 중에 K팝이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에서도 'K팝이 무엇인가' 궁금증을 가질 정도가 됐다. 사실 미래에 뭐가 필요한가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지금 후배들이 너무 다들 잘해주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저희가 일본 음악, 미국의 음악 영향을 많이 받은 세대였다. 이제는 해외에서 반대로 한국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뿌듯하다.
Q. 아카데미 수강생들, 혹은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덕목이 있다면.
역시 행복이다. 연예계 생활은 너무 지친다. 연습생도 그렇고, 연예인도 그렇고 감정 소비도 많고 체력적인 부분도 힘들다. 그래서 버텨야 한다. 사실 10명이 버틴다고 했을 때 마지막까지 버티는 한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 내 길이 아닌가, 성과가 안 보인다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과가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릴 수도 있는 거다. 배우분들을 보면 내공이 쌓이시면서 7년, 혹은 10년 정도 이후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더라. 가수들은 아이돌들도 많기도 하지만, 인디에서 하는 분들도 많다. 알려지기 전까지는 사실 버티는 게 방법이다. 마케팅의 방법도 있지만, 대중이 알아주기 전까지는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좋은 작품에 들어가야 하고, 좋은 곡을 만나야 하는 것도 맞지만 그걸 얻으려면 버텨야 한다. 정신적인 힘듦이 가장 클 거다. 후배들에게는 늘 '네가 얻고 싶은 게 있다면, 얻고 싶은 것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버텨야 한다. 그리고 너의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Q. 아카데미, 엔터를 통해 가수 제작을 해 볼 계획도 있는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생각은 있다. 늘 음악은 하고 싶다. 하지만 아이돌이 될지, 인디가 될지, 힙합 가수가 될지 모든 것이 다 열려있다.
Q. 현재 직접 하고 있는 사업이 어떻게 되나.
저도 써서 다닌다(웃음). 일단 연예인 토니안으로서 방송을 하고 있고, H.O.T. 활동도 하고 있다. 방송인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5~6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스테이지631 아카데미를 하고 있고, 아이오케이컴퍼니에서 이사를, 김재덕, 이재원이 속해 있는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 티엔네이션에서 대표를 맡고 있다. 우리들컴퍼니라는 배우 회사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또한 애견용품 브랜드 더마독에 파트너 겸 모델을 맡고 있고, 핫셰프라는 편의점 포차 사업에 관여하고 있기도 하다.
Q. 이게 모두 한 사람이 가능한 일인가.
이렇게 사업을 할 수 있는 게 전부 제 오래된 지인들이라서 가능하다. 사실 이렇게 사는 것이 제 일상이다. 그런데 어느 날은 그런 생각도 들더라. 제가 일을 13개 하고 있는 거다. 하루에 하나씩만 해도 2주에 하루밖에 쉴 수 없다. 어떨 땐 30일을 일하고 하루만 쉰 적도 있었다. 다크서클이 늘어가는 제 모습이 보일 정도니까. 하지만 시작을 한 거니까 끝도 내야 한다.
Q. 이런 바쁜 삶 속에 연애는 할 수 있나.
사실 저도 외롭다. 주변 동생들과 만나긴 하지만, 다들 연애를 안 하니까 우리끼리 만나는 것 아니겠나(웃음). 얘기하다 보면 다들 일에 대한 생각이 크긴 하더라. 어렸을 때면 잠을 안 자고서라도 연애를 할 열정이 있었겠지만 지금은(웃음). 사실 드라마처럼 만났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사실 대화를 하기가 쉽지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화하는 방법을, 여성분과 대화하는 방법을 잊었다(웃음). 정말 매일 일 얘기만 하니까 일 이외의 다른 이야기를 하는 방법을 잊은 것 같다. 우리 배우들한테도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답답해하더라. 일상 얘기를 하라는데, 일상이 있어야, 일상이 뭔지 알아야 얘기를 할 거 아닌가(웃음). 올해 목표는 아주 조금 일을 줄이고, 일상 생활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싶다.
Q. 김재덕과도 이런 얘기를 나누나.
'지겨우니까 이제 분리하자' 이런 얘기도 오가긴 한다. 하지만 서로 딱히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웃음). (김)재덕이도 연애를 해서 '이렇게는 못 살겠다.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다' 그러면 방법을 찾겠지만, 딱히 둘다 필요가 없다(웃음) 엄마도 항상 결혼 얘기다. 얼마 전에도 평창에 갔었는데 일 얘기 하자시더니 95%는 결혼 얘기였다. '미운우리새끼'에서 결혼 얘기를 자주 하는데 진짜 '리얼' 그게 다 엄마의 진심이다.
Q.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목표가 있다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죽도록 일해서 미래에 여유있게 살자는 거다. 지금 열심히 해두면 나중에 제가 여유를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미래에 제 삶을 살려면,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절대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을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죽도록 살아야 한다.
Q. '내 운명은 내 손 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 입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이 인상적이었다.
제가 연예인으로서 버틸 수 있는 게 바로 그 글귀 때문이다. 남의 말에 좌지우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직업은. 거기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니까 불행해 질수밖에 없다. 물론 사랑을 받으니까 행복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개념이 다른 게 제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거다. 제 뿌리를 지켜야 한다. 소신에 대한 이야기다.
Q. 22살에 '인생은 불행과 행복이 교차하는 건널목과 같은데, 그 인생이라는 건널목 위를 늘 행복한 마음으로 걷고 싶다'고 말한 인터뷰가 있었다.
내가 그렇게 멋있는 말을 했단 말인가! 이제라도 기억하고 사용해야겠다(웃음). 어떤 생각으로 그 얘기를 했는지 궁금하지만 그 횡단보도는 죽기 전까지 건너겠다. 삶이 끝나는 날까지, 노년에도 영원히 건너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인생은 마라톤 아니겠나. /mari@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