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라는 명제가 성립하기를 바랐던 롯데였지만, 그 명제는 성립하지 않았다. 이상과 현실은 달랐고, 현실의 벽은 높았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6-12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2패,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양상문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1+1’ 5선발 전략이 완벽한 실패로 돌아가면서 초반 승기를 완전히 내줬고, 계속된 추격에도 그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1+1 5선발 조합을 처음 테스트 하는 날이었다. 첫 대상은 윤성빈과 송승준 조합이었다. 윤성빈의 패기와 강력한 속구, 그리고 송승준의 관록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한 경기를 맡기겠다는 계산이었다. 강력한 속구를 극대화 시킨 윤성빈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고, 송승준 역시 최소한 3~4이닝 정도는 막아줄 여력은 있다는 판단이 섰기에 양상문 감독이 이 조합을 야심차게 내세웠다.
하지만 1+1 전략의 효과는 반감됐다. 윤성빈이 첫 단추부터 제대로 꿰지 못하면서 경기 초반 분위기 자체가 넘어가 버렸다. 선발 윤성빈은 선두타자 김상수에 볼넷과 2루 도루를 연달아 내줬다. 후속 박한이에게도 볼넷을 내줬고 동시에 폭투가 나와버리며 무사 1,3루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이후 구자욱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일단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그러나 윤성빈은 그대로였다. 후속 러프에게고 볼넷을 내줘 1사 1,2루 위기가 계속됐다.
3이닝, 아웃카운트 3개도 아니니 3개의 볼넷만 헌납했다. 이미 박한이에게 볼넷을 허용한 시점부터 롯데는 급하게 송승준을 불펜에서 몸을 풀게 했고,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고 149km까지 찍은 위력적인 속구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꽂아넣지 못했다.
이후 급하게 올라온 송승준도 상황을 억제하지 못하긴 마찬가지. 김헌곤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강민호에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일찍이 송승준이 마운드에 올라왔고, 살아난 삼성 타선을 송승준의 구위로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향후 투수 운용을 완전히 꼬이게 만들었다. 결국 송승준도 3회 다린 러프에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추가 실점했고, 매 타자와의 승부를 힘겨워하면서 투구수가 불어났다. 3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투구 수는 83개에 달했다.
결국 1+1 전략으로 최소 6이닝은 막아주기를 바랐던 양상문 감독의 계산은 두 투수의 난조로 인해 절반 수준인 4이닝에 그쳤다. 실점은 7실점. 결국 5회부터 불펜이 가동되면서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결국 롯데는 맹렬한 추격전에도 불구하고 초반 벌어진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의 첫 모험은 이렇게 실패로 끝났고, 이상으로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는 역부족이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