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형님' 이희진이 베이비복스 재결합 가능성부터 현재 활동 중인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다 눈물을 흘리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30일 오후 방송된 JTBC '아는형님'에는 전,현직 걸그룹 멤버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이희진, 티아라 효민, 오마이걸 승희, 구구단 세정이 출연했다.
이희진을 비롯해 세정까지 4명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개인기면 개인기 못 하는 게 없었다. 세정은 베이비복스 무대를 준비해 안무를 선보였고, 이희진이 등판해 선후배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베이비복스는 1997년 데뷔한 1세대 아이돌 그룹으로, 순수하고 요정 이미지를 내세운 기존의 걸그룹과 180도 다른 이미지를 추구했다. '센 언니', '걸크러쉬'의 원조 걸그룹으로 '체인지', '킬러', '겟업', '와이'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이희진은 "우리도 티아라처럼 'Bo Peep Bo Peep' 같은 귀여운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그땐 살아남으려고 어쩔 수 없이 걸크러쉬를 택했다. 데뷔 초반에는 '야야야' 같은 노래도 하긴 했다. 윤은혜는 중 3때 베이비복스 활동을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H.O.T., 젝스키스처럼 재결합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희진은 "멤버가 5명이라서 시간도 안 맞고, 회사가 전부 다르다. 이지 언니는 결혼해서 아이도 둘이다. 엄마는 평생 직업이더라. 우리보다 더 규칙적으로 살면서, 더 바쁘다. 그래도 멤버들끼리 연락은 자주하고, 단체 대화방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복스의 방송 사고 중에는 SBS '인기가요'에서 발생한 일명 '턴테이블 사건'이 유명하다. 멤버들이 서 있는 턴테이블 무대가 급회전했고, 생방송에서 모두 넘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이희진은 "원래 스태프들이 수동으로 돌렸는데, 좋은 걸 해주시겠다고 자동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기계 오작동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뒤에 성우 분이 해주신 게 더 웃겼다. '어흥~ 나 어떡해' 그러셨다"며 웃었다.
이와 함께 이희진은 '나를 맞혀봐' 코너에서 베이비복스로 데뷔한 사연을 공개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동대문에 공개방송을 보러 갔다가 길거리 캐스팅 됐다. 어떤 벤에서 창문을 내리더니 오라고 손짓 하더라. 그 벤이 양파 씨의 벤이었다. 양파 씨 매니저가 여자 분이었는데, 그 차에 윤정수 오빠도 타 있었다. 정수 오빠가 차 안에서 날 보고 '쟤 어때?'라고 했고, 매니저가 명함을 줘서, 베이비복스 사장님한테 소개시켜줬다. 뜻하지 않게 연예계 생활을 시작하면서 많은 상처와 아픔이 생겼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희진은 "지금 친구들도 다 힘들겠지만, 그때 당시에는 내가 좀 많이 버거웠던 것 같다. 베이비복스 활동은 다 좋았는데, 나중에 20대 후반이 돼 생각해보니까,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더라. 가장 꽃피울 나이에 기계처럼 일 만하고, 쉬는 날 뭘 해야 될지도 몰랐다. 그래서 술 먹는 것 밖에 할 게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희진은 후배 효민, 승희, 세정을 향해 "지금 활동이 재밌거나 힘들 수도 있는데, 그 안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찾으면 좋겠다. 경쟁에만 치이지 않고, 그 안에서 즐겁고 인간미가 넘치는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며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hsjssu@osen.co.kr
[사진] '아는형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