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사망 사건의 증인인 배우 윤지오가 경찰로부터 신변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밝힌 가운데, 경찰이 입장을 표명했다.
31일 경찰은 윤지오의 신변보호 기기 오류와 관련해 "윤지오와 다시 만나 스마트워치를 새로 지급했다. 새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윤지오가 보는 앞에서 시연했다. 현재 기존에 지급했던 기기를 수거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원인을 분석 중이다"고 밝혔다.
윤지오는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게재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윤지오는 최근 자택 벽과 화장실 천장에서 의심스럽고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을 들었다. 또한 출입문 잠금장치가 갑자기 고장 나 잠기지 않는 등의 의심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윤지오는 30일 오전 5시 55분부터 총 3차례에 걸쳐 경찰에게 지급받은 신변보호 장치인 스마트워치의 호출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스마트워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윤지오는 최초 신고 후 9시간이 넘도록 방치됐다.
이와 관련 윤지오는 "아직까지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 조차 어렵다"며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현재 처한 이런 상황이 더 용납되지 않는다. 앞으로 5대 강력범죄와 보호가 필요한 모든 피해자, 목격자와 증언자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 정책을 개선할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윤지오에게 지급했던 스마트워치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 윤지오가 받았던 기존 스마트워치에는 3차례 호출 버튼을 누른 기록이 남아 있으나 112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윤지오의 청원글은 게시 하루 만에 기준 요건인 20만 명을 넘겼다. 심지어 31일 오후 24만 명을 돌파했으며 청원에 동의하는 시민들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윤지오가 장자연 사망 사건의 유일한 증인이자 목격자로 나선 만큼 그를 향한 시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 상황이다.
장자연은 2006년 광고를 통해 데뷔한 배우로,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 등에 출연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동석하고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문건에는 당시 대벌 그룹 총수와 방송사 프로듀서, 유력 언론사 경영진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자연 사망 사건은 현재 법무부 산하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다. 윤지오는 현재까지 참고인으로 검찰에 출석해 2차례 조사를 받았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윤지오 SNS,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